서울 아현동 애오개역 근처에 있는 비잔틴양식의 성 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동방정교회 성당이다.

이 성당에는 마리아나 예수의 조각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성당 안에 들어서면 벽과 천장이 온통 성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가톨릭과는 달리 화상에 대한 공경은 허용하지만 조각상은 "우상"으로
간주하는 동방정교회의 전통을 보여주는 예다.

그리스도교가 1054년 서방교회(가톨릭)와 동방정교회로 분열된 이유는
교리상의 문제였다.

동방교회는 성령이 아버지(하나님)와 아들(예수) 모두로부터 나온다는
가톨릭교회의 교리수용에 반대하고 오직 아버지로부터만 나온다는 것을
고수했다.

조각상 면죄 연옥 동정녀마리아 성인 교황에 대한 가톨릭 교리에도 반기를
들었다.

초대 사도들의 보수적 신앙을 고집한 것이다.

동방정교회는 지금도 율리우스력을 사용해 음력 정월 보름부터 1주일 뒤인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키고 성탄절은 1월7일이다.

또 영세는 침례의식으로 행하고 성찬식을 성대하게 치른다.

독신이나 기혼남성 모두가 사제가 될 수 있으나 서품후에 결혼 재혼을
할 수 없고 주교는 독신이나 홀로된 성직자중에서 선임되는 것도 가톨릭과는
다르다.

러시아정교회의 크리산토스 신부가 서울 정동의 공사관저의 큰 방 하나를
빌려 첫 성찬예배를 드리고 한국선교를 시작한 것은 1900년2월17일이었다.

1백년전의 일이다.

러시아정교회에서 일제때는 일본정교회로 6.25후 다시 그리스정교회에
속해왔던 한국정교회의 역사는 한국현대사를 보는 것처럼 수난에 가득차
있다.

지난 93년부터는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주교가 2천3백여명의 신자를 사목하는
독립된 한국교구청을 이끌어오고 있다.

1백주년을 맞는 한국정교회가 내달 서울 부산 인천 양구 가평의 6개
성당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갖는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종교통계에도 잡히지 않을만큼 미약하지만 전세계에 4억명의
신도를 가지고 있는 대종교인 동방정교회의 축제를 다함께 축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