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는 말은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속설로 단정할 수도 없는 말이다.

저혈압은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는 힘이 약하거나 혈관속을 흐르는 피의 양이
줄거나 혈관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서 생길수 있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저혈압은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1백/60mm Hg인 경우를 말한다.

사망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 이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미진
하다.

저혈압에 대해서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불가리아 장수촌의 경우 현지인들의 평균 혈압이 80/60mm Hg이다.

저혈압은 정상혈압보다 혈관이 저항을 덜 받으므로 동맥경화의 속도를
늦춘다.

따라서 평균 10년 더 살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혈압이 있으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 만성피로
증후군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일반인이 우려하는 저혈압은 출혈 신경계질환 순환기계질환과 같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 나타나는 저혈압이다.

이런 경우에는 두통 오한 우울증 어지럼증 무기력증 등을 호소하지만
딱히 정해진 증상은 없다.

저혈압이 극심하면 환자가 실신할수도 있지만 저혈압만으로는 어떤
합병증도 일어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따라서 저혈압에 속해도 참을수 없는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한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김준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그래도 불편하고 걱정이
된다면 몇가지 간단한 요법을 실천해 보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달리기 수영 등산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해줘 산소공급량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

완력기를 이용해 팔운동을 하면 상체로 피가 쏠리기 때문에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덜하게 된다.

다음은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 등의 습관을 길러야 한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저혈압을 일으키는 주범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특히 누웠다가 일어났을때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각각
20/10mm Hg씩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환자에게 이런 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사는 고단백 저탄수화물을 원칙으로 하고 위장장애가 초래되지 않는
범위에서 염분섭취를 늘리며 수분도 적절히 섭취하는게 좋다.

이른 아침에 커피를 한두잔 마시는 것도 유익하다.

이밖에 취침시 머리와 상체를 약간 높게하고 장시간 서있을 때는 다리
정맥의 혈류가 정체되지 않도록 탄력있는 스타킹을 신는다.

앉거나 일어설때는 천천히 동작을 취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저혈압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의사와 상의해 디기탈리스
와 같은 혈압을 높이는 약물을 쓸수 있다.

아울러 이뇨제 혈관확장제 정신안정제처럼 혈압을 낮추는 약물의 복용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