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전 당시 사망한 미군으로 추정되는 4백구 이상의 시신을 아무런
조건없이 미국측에 송환하겠다고 제의했다.

유엔 북한대표부의 이근 차석대표는 28일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미군 유해가 발견된 지역이
농경지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 정부는 이번 제의에 대해 조속히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미 국방부의 전쟁포로및 실종자 문제 담당 래리 그리어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주 미군 유해 발견사실을 국방부에 통보해 왔다"고 확인한 뒤
"북한측에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변인은 지금까지 미군 유해들은 개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필요한 인류학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에 미 국방부는 전쟁 유해의 일방적인
송환을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수년간 북한과 미국은 공동 발굴작업을 벌여 42구의 유해만을
발견했으며 올해 공동 발굴작업을 조율하기 위한 협상은 북한이 아동의류
제조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자재와 장비의 지원을 미국에 요청, 지난해 12월
결렬됐었다.

이와 관련, 이 차석대표는 북한이 유해 발굴작업에 협력한 대가로 아동의류
제조공장 건설을 위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직접 요구
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