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기업들의 브랜드를 주식처럼 사고 파는 사이버 증권시장이 네티즌들로
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브랜드주식 매매가 이뤄지는 인터넷상의 가상공간은 브랜드스톡
(www.bra ndstock.co.kr).

작년 12월에 문을 연 이 시장은 개장 2개월이 채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만여명의 네티즌 투자자들이 거래에 참가하고 있다.

또 매일 2천~3천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게시판에는
날마다 5백여건 씩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스톡이 실제 주식시장과 다른 점은 네티즌들이 진짜 돈 대신
사이버머니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투자실패로 회원가입때 받은 1천만원을 모두 잃어도 실제 피해는 전혀 없다.

하지만 회원들에게 브랜드주식을 사고 파는 일은 단순한 소꿉놀이가 아니다.

"개미님들, 콤비콜라(해태음료제품)주식 팔고 빠져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크게 다칩니다. 우리는 장난을 일삼는 큰손들을 혼내줄 작정입니다. 두고
보세요. 1만2천원까지 떨어집니다"

주주 게시판에는 이같은 내용의 투자자 경고문까지 등장할 정도다.

브랜드스톡 운영업체인 넥스타커뮤니케이션(대표 황선진.33)은 이곳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네티즌회원이 10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회원들은 돈이 없어 일반 주식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2백18개 브랜드중 초강세를 보이는 것은 단연 정보통신
관련 종목들이다.

싯가를 기준으로 한 상위 브랜드주식 30개중 23개가 정보통신주이다.

최고가 종목은 스피드011로 지난 27일의 종가가 액면가(5천원)의 60배가
넘는 31만3천원까지 올라갔다.

그 뒤를 야후(28만5천원)와 다음(22만3천원)이 쫓고 있으며 생활용품 의류
등의 브랜드주식은 낮은 가격에 머물고 있다.

브랜드 주식값이 부침을 거듭하자 해당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LG화학등 일부 기업에서는 사원들이 비공개적으로 브랜드스톡에 회원으로
가입, 자사 브랜드의 주가를 떠받치기도 했다.

넥스타 커뮤니케이션측은 네티즌들이 브랜드주식의 사이버거래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무엇보다 "재미"에서 찾고 있다.

이곳에는 이미 큰손도 적지 않게 생겨 났으며 이들이 장을 흔들어 개미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례도 흔히 보이고 있다.

황대표는 "브랜드스톡이 네티즌들을 위한 주식교육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주식 문외한인 젊은이들도 이곳에서 부담없이 주식투자 노하우를 배운다"고
말하고 있다.

넥스타는 3월께 이 사이트에 중소기업들의 무명 브랜드를 거래하는
브랜스닥을 개설하고 브랜드주식 선물과 옵션 거래도 시작할 예정이다.

넥스타 커뮤니케이션은 작년말 황대표와 서른살 안팎의 젊은이들이 집에
있는 컴퓨터를 들고 나와 5평 사무실에서 출발한 벤처기업이다.

그러나 초단기간에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회원이 폭증하자 서버를 두차례나
업그레이드했고 열림기술로부터 4억원을 유치, 주식회사로 재출범했다.

LG전자 사원 출신인 황대표는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86학번으로 전공만 놓고
보면 주식이나 인터넷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는 이 분야 전문가로 우뚝섰다.

그는 2월부터 브랜드스톡에 유료 배너광고를 올리는 것을 필두로 브랜드스톡
을 무대로 첨단의 각종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보일 계획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