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오는 3월 워싱턴에서 고위급 정치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북.미 양측은 이를위해 내달중 한차례 더 예비회담을 열어 워싱턴회담의
의제와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는 28일
(현지시간) 베를린에서 6일째 회담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고위급 정치회담의 북한측 협상 대표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차관)이
유력하며, 미국측에선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과 웬디 셔먼 국무부
자문관이 파트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석주.페리 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는 역대 북.미 회담중 최고위급이다.

베를린 회담 직후 한성렬 북한 외무성 연구원은 "우리 고위급 대표단의
워싱턴 방문 문제 등 쌍무현안에 일련의 진전이 있었다"며 "쌍방은 회담
결과를 각기 본국에 돌아가 보고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에 발표될 것"
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표단의 에반스 리뷔어 국무부 한국과장도 "이번 회담에서 대단한
진전(very good progress)이 있었다"며 "북한측과 곧 다시 만나 고위급 회담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에서 열릴 고위급 정치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문제를 포함해
대북 식량지원,추가적인 대북 경제제재 해제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즉 지금까지의 북.미 협상이 핵이나 미사일 등 현안이 생길 때마다 건별로
진행된데 반해 이번 고위급 회담은 북.미간 관계개선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또 고위급 정치회담의 틀안에서 <>핵 <>미사일 <>제재완화 등을 논의하는
전문가 회담이 별도 채널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앞으로 북.미 양측이 수교관계를 맺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협상의 매 진전단계마다 구체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 할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게 일반적
인 분석이다.

그러나 워싱턴 고위급회담이 "북.미 관계개선"이란 대장정의 주요 이정표
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

< 이의철 기자 ec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