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해외조직이 e-컴퍼니화하고 있다.

기존의 수출입 영업을 위한 지역거점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등 신규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들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신규
설립하고 사내공모제 등을 통해 인터넷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인력을 해외
주재원으로 우선 파견하고 있다.

기존 상품영업은 현지채용인 위주로 가져가는 대신 유사지역의 지사는
통폐합하고 있다.

실시간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의 영향으로 지역 거점의 의미가
없어진 만큼 해외주재원의 기능을 고도화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 달라지는 해외영업 패턴 =신규 바이어 발굴과 상품중개 역할을 해왔던
주재원의 역할이 각 지역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와의 제휴선 확보및 벤처투자
로 바뀌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해외지사에서 보낸 인터넷 사업 아이템에 대한 투자
승인 요청과 질의서가 하루 평균 3~4건씩 접수되고 있다.

싱가포르지사의 경우 M사와의 웹폰 사업, 베네수엘라는 중남미지역의
포털사이트 구축사업 등이 이미 추진중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와 영국 런던법인은 공동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키로
하는 등 해외법인간 공동사업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대상사는 인터넷 사업을 담당하는 미래사업본부내에 해외지사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보강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지역별 품목장제를 도입, 해외지사장이 본사 상품영업본부와
함께 통합구매및 판매를 담당토록 하고 있다.

해외지사와 본사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SK상사도 올해 중국지역 현지채용인을 1백명가량 증원하는 대신 주재원은
이동통신사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프로젝트 개발업무를 부과키로 했다.

<> 기능위주의 조직전략 =영업해외 패턴이 달라지면서 계열사 지원을
위해 운영되던 네트워크 조직도 기능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내달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미국 실리콘 밸리에 신규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중국 베이징 등지에 무역 법인 신설을 추진하고 본사에 특수지역 전략팀
을 신설하는 등 중국지역의 영업을 강화했다.

대신 기존 상품영업은 지역별 업무를 통폐합, 관리운영키로 했다.

멕시코 등 중남미 영업은 뉴욕법인을 중심으로, 폴란드 등 동구권 영업은
프랑크푸르트의 독일법인을 중심으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상사도 최근 이스라엘 벤처기업 투자및 펀드설립을 담당하기 위해
텔아비브에 지사장급 직원을 파견하는 등 해외제휴선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대우도 구조조정차원에서 해외조직의 경우 95개의 지사및 사무소중
마이애미와 밴쿠버, 파리 등 16개 지사및 6개 사무소를 폐쇄해 73개만을
남겼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해외주재원 한명을 유지하는데만 연간 25만달러 이상
소요된다"며 "단순 상품영업은 현지채용인에게 맡기고 주재원은 각 지역의
인터넷 비즈니스 발굴과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를 추진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