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기록적인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뒷걸음질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주가 하락률도 연초기준으로 볼때 지난 10여년만에 가장 크다.

통상적으로 1월에는 새해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는 "1월 효과"
가 나타나지만 올해는 전혀 딴판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초호황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정부의 단기금리 인상 등을 우려해 주식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일 발표된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은 5.8%에 달했지만
고용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이에따라 인플레를 예방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
되고 있다.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이냐는 인상폭만이 문제되는 상황이다.

"고성장 속 저물가"라는 신경제 틀이 위험하다는 신호다.

이 때문에 경제 지표가 발표되던 28일 다우존스와 나스닥, S&P500 등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 주말 현재 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다우존스지수는 연초대비 6.6% 하락
한 상태다.

31일에도 내림세가 이어진다면 지난 78년의 기록(-7.4%)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첨단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연초보다 4.5%가 떨어졌다.

1월 하락률로는 지난 90년 이후 10년만의 기록이다.

S&P500지수 역시 7.4%가 떨어져 지난 70년(-7.8%)이래 30년만의 최고 하락률
을 기록중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