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호황과 국내기업 채산성 ]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은 경상거래 측면에서는 분명히 우리 경제의 호재요인
이다.

이는 지난해 대미 수출이 25% 이상 증가한 것이 말해 준다.

금년에도 대미 수출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채산성이다.

국내기업들의 채산성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하나는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수입규제의 강도
다.

환율 면에서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돼
나타난다.

미 달러화 강세와 외자이탈에 따른 원화 절하는 우리 수출에 호재요인이다.

반면 엔화 약세는 악재요인이다.

아무래도 우리의 수출구조상 민감도면에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요인이 더 커 보인다.

다음은 수입규제 측면이다.

사실 이 면이 가장 우려되는 부문이다.

장기호황에 따라 금년에 미국의 경상수지적자는 최소 3천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무려 4천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년에 예상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철강, 반도체와 같은 특정품목에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우리가 받은 전체 신규수입규제 제소건수 40건중 미국으로부터 24건
을 제소당한 것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결국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은 외형상으로는 우리의 대미 수출을 크게 증가
시킬지 몰라도 국내기업들이 느끼는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채산성 개선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원화 가치를 일정수준 유지해 줘야 한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규제는 사전예방책이 중요하다.

특히 수출품목이 집중돼 있는 것이 문제인 만큼 조기경보체제(early warning
system)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그러하듯 미국내 친한 세력을 만들어 우리의 입장이 미국의 통상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