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일품나라 장안동점 박종락씨 ]

"우리 밥상에 밥 김치 물은 안 빠지잖아요. 불경기에도 끄떡없겠죠?"

서울 장안동에서 동원일품나라 장안동점(02-2213-2979)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락(41)씨는 먹고사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아이템을 취급한다.

일품나라는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쌀 김치 물 전문점.

모두 마진율이 높지 않은 데다 충동구매를 할 만한 아이템도 아니고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서 수요가 갑자기 느는 품목도 아니다.

하지만 IMF 한파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박씨로서는 오히려 이런 점들이
미덥다고 한다.

10년 가까이 대학가에서 맥주집을 운영했던 박씨는 IMF 구제금융시대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뚝 떨어져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처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곳에 점포가 있어서
그런가보다고 생각한 그는 자리를 옮겨 다시 맥주집을 확장 오픈하면서
박리다매를 노렸다.

하지만 같은 생각으로 가격을 내리는 경쟁점포가 너무나 많아서 박씨는
아예 가게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4개월 정도 창업 아이템을 물색한 끝에 박씨는 동원일품나라의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경기를 타지 않는 아이템에 대한 신뢰와 오랫동안 식품사업을 해온 동원
본사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업비용은 모두 2천5백만원이었다.

임차보증금 5백만원, 본사가맹비 5백만원, 0.5t짜리 차량 구입비 3백50만원,
초도물품비 5백만원, 인테리어 및 시설비 4백만원, 홍보 및 기타 비용 2백50
만원 등이 그 내역이다.

창업한지 4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이제 단골이 꽤 확보된 지금 월 매출액은
5천만원선이란 것이 박씨의 얘기다.

적지않은 매출이지만 원가가 4천5백만원을 차지하므로 마진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여기에서 월세 30만원, 제세공과금 30만원, 홍보비 30만원 등을 제한
월 순수익은 4백10만원선이라고 그는 밝혔다.

"매출액의 90%는 쌀이에요. 그런데 쌀은 질과 가격 두 가지가 가장 중요
합니다. 저희 쌀은 그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죠"

동원 본사가 쌀 좋기로 유명한 이천 철원 평택 등 유명 산지의 대단위 농지
를 확보해 정품 쌀만 공급하기 때문에 밥맛이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수매할 때 나락 상태로 구입해서 잘 보관해두었다가 주문을 받으면
그때그때 도정해 공급하기 때문에 언제나 도정한 지 7일 이내의 쌀만 판매
하는 것도 밥맛 좋은 쌀의 비결이다.

산지에서 수매해 소비자에게 곧바로 공급하므로 가격도 저렴해 20kg
짜리의 경우 5만2천원이다.

이밖에 찹쌀 보리 현미 등 다양한 잡곡도 함께 취급한다.

김치 역시 동원이 산지와 계약을 맺어 재배하고 자체 공장에서 제조하므로
주문을 하면 만든지 3일이 지나지 않은 신선한 김치만 보내준다.

쌀이나 김치는 한번 사먹어보고 맛이 좋으면 영원한 단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제 박씨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확신한다.

음식점 등 굵직한 거래처도 많이 확보했고 근방에 사는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도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일은 홍보가 참 중요해요. 초기에 홍보만 잘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꾸려
갈 수 있죠"

전에는 오는 손님만 받던 박씨인지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낯을 익히고
제품을 알리는 것이 서먹서먹하기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젠 아침에 가게 문을 열면 트럭에 쌀을 잔뜩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혹시 쌀 떨어진 집 없나를 체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욕심 안 부리고 소박하게 장사하는 게 마음 편하고 좋습니다. 좋은 물건
파는 것도 기분 좋구요"

박씨는 장안 1, 2, 3, 4동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쌀을 모두 자신이 대는 것
이 목표라고 밝혔다.

(문의) 080-500-3389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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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이렇게 ]

동원일품나라 체인점에 가맹하려면 우선 본사 상담원과 상담한 후 가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본사 관계자와 입지선정작업과 구체적인 점포구하기에 나선다.

창업 희망자가 장사 희망지역을 선정한 뒤 몇 군데 점포를 알아보면 본사
에서 개별 점포에 대한 정확한 입지분석을 한다.

그런 다음 가장 유망한 곳을 예비점주에게 추천해준다.

본사측은 하지만 입지선정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않다.

이 사업의 특성상 입지가 장사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자동배달서비스 시스템(무료주문전화:1588-3389)을 통해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즉시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외진 곳이거나 상권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곳은 피할 것을 권고
하고 있다.

입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만큼 점포를 화려하게 치장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인테리어 비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본사에서 제시하는 표준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66만원 가량이다.

상권을 본사측으로부터 부여받고 점포를 구하면 정식계약을 체결한다.

그런 다음 인테리어 및 시설 설비작업에 들어가는데 소요 기간은 보통 1주일
내외다.

이어서 초도물품을 비치하고 홍보작업에 들어가며 이벤트와 함께 점포를
오픈한다.

점포개설 전에 본사를 방문,일품나라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영업방법및
제품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런 모든 절차를 감안할 경우 계약에서 창업까지는 통상 3~4주 가량 소요
된다.

본사 관계자는 점주의 자질과 관련, 영업에 소질이 있고 사교적이며
부지런한 사람이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표준점포크기는 대략 8평이며 점포 임차비용을 제외한 표준창업비용은
1천2백25만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