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 개념설계-라파엘 비뇰리(Rafael Vinoly.미국)
실시설계-삼우설계(박승 김창수 현승훈 박호영)
<>시공 : 삼성물산 건설부문
<>규모 : 건축면적-603.9평, 연면적-18,347.51평.
대지면적-1,522평.
지하6층, 지상24층.
<>구조설계 : 삼우구조컨설턴트+SDG Tokyo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2가 6번지외 64필지
<>공사기간 : 1990.2~1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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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종로타워에 대한 건축계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쪽에선 "개성부재의 도심건축문화를 바꿔놓은 역작"이란 극찬이 나온다.

반면 "종로 특유의 지역성과 주변 도시환경을 무시한 오만한 괴물"이란
혹평도 있다.

최근 도심에 지어진 건물치고 이처럼 많은 관심을 끈 경우도 없다.

건물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 현상이다.

이 건물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인은 화려한 기하학적 외관
때문이다.

종로 광화문 일대의 엄숙한 고층빌딩들에 비하면 엄청난 파격이고 도발이다.

종로타워는 지난해 9월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 네거리 옛 화신백화점터에
독특한 자태를 드러냈다.

정형을 탈피한 파격적 형상으로 주변을 압도하고 있는 삼성생명종로타워는
준공후 곧바로 종로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종로타워의 외관에서 드러나는 디자인의 핵심은 역시 23층과 24층 사이의
텅빈 공간이다.

또 그 공간위에 올려진 한개층 규모의 톱클라우드(Top cloud)도 주목되는
부문이다.

이 공간은 3개의 커다란 원통형 엘리베이터홀 기둥으로 떠받쳐져 있다.

마치 미려한 조각품처럼 산뜻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회백색 스테인리스 철골과 유리로 이뤄진 외관에서는 첨단하이테크 이미지가
강하게 배어난다.

건물전체를 보라색과 초록색을 이용한 조명을 해서 밤이면 더욱 돋보인다.

이 건물은 지하 2개층의 상업공간, 1층 전시공간 및 로비, 2~23층 업무공간,
24층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됐다.

맨 위층엔 톱클라우드란 이름이 붙었다.

구름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설계자의 컨셉트를 반영한
것이다.

23층과 24층사이의 비어있는 공간높이는 30m이다.

사무실공간은 물론 톱클라우드에서 보여지는 시내경관은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톱클라우드에서는 인왕산 종묘 창덕궁은 물론 청와대까지 조망할 수
있다.

종로타워의 외형엔 크게 세가지 디자인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돼 있다.

건물 전체를 지지하는 듯한 3개의 둥근원통형 엘리베이터기둥, 외부의
표피를 이루는 철골과 투명유리, 허공에 띄운 타원형 톱클라우드 등이
빈틈없이 어우러져 다이나믹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건물 뒤면 벽체엔 알루미늄 패널을 엇비슷하게 부착해 다양한 형상을
연출했다.

이로인해 건물전체의 역동성이 뒷면에서도 그대로 연장된다.

23층 꼭대기에 조성된 옥상광장(Sky park)도 눈길을 끈다.

이 곳에 서면 종로를 정점으로 한 사방의 도심전경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아울러 30m상공에 떠 있는 톱클라우드 외관이 보여주는 수려한 조형미도
실감할 수 있다.

별도의 시설이 없어도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감흥을 주는 멋진 공간이다.

빼어난 외관에 못지않게 잘 다듬어진 공용공간도 이용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업무용 빌딩인데도 건물 1층을 완전히 비워서 전시공간으로 내놨다.

건물전면엔 넓다란 공용광장이 조성돼 있다.

1층 전시장과 연계돼 건물의 가치를 한층 높인다.

지하 1, 2층엔 사람들이 지하철역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아담한 광장이
만들어져 있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있는 옥상층 톱클라우드의 실내는 의외로 단순하다.

눈에 띄는 장식이 거의 없다.

장식을 최대한 억제해서 바깥 경관을 편안히 즐길수 있도록 한 설계자의
배려다.

종로타워는 건물 자체로만 보면 디자인과 외부 구조가 잘 짜여진 작품이다.

하지만 주변환경과 균형이란 측면에선 일부 전문가들이 아쉬움을 표한다.

종로 고유의 지역성과 화신백화점, 보신각 등 역사적 흔적에 대한 고려가
무시된 독불장군이란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종로타워가 확실하게 증명하는 게 하나 있다.

건축물이 도시분위기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점이다.

< 박영신 기자 ys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