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부터 시작된 골프와 나와의 인연은 다른 경영자들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업무적인 계기로 시작되었다.

나는 몇 십년 전부터 매일 새벽에 한시간씩 조깅으로 건강관리를 해와 흔한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편이었다.

이 때문에 업무적 이유가 아니면 골프라는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게 살았을
사람이다.

골프는 흔히 말하듯 매우 사회적인 운동이다.

혼자 그린에 나가서 골프를 친다는 것은 왠만큼 골프에 미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

더구나 혼자 친다는 것은 엄두가 안나는 일이다.

골프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가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는 점이다.

업무상 골프가 활용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이다.

그렇다고 해서 골프가 그렇게 한가롭기만 한 운동은 아니다.

때에 따라 느끼는 긴장감과 스릴은 여느 격한 스포츠 못지 않다.

한 라운드를 도는데 드는 운동량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골프는 보는 것만으로 절대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주위 사람들 중엔 처음에 남의 권유에 못 이겨 시작한 골프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실상 나도 골프와 인연을 맺기 전만해도 골프 정도로 운동이 되랴
싶었지만 작은 산 하나를 등산하는 만큼의 운동량을 실제로 접하고 골프에
대한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

바쁜 스케줄로 한달에 두어번 정도가 고작이지만 한번 필드에 나갔다가
오는 날은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그 운동량은 만만치 않다.

또 굳이 운동량을 따지지 않더라도 오랜만에 푸른 그린을 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위한 골프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골프가 사치성 스포츠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
못하고 있지만, 골프가 대중화 되면 장년층 건강관리 스포츠로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과격하지 않으면서 4~5시간씩 몸을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로 골프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같이 뜀박질만한 건강 스포츠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골프를 예찬하게
된 것을 보면 골프라는 스포츠가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