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차트를 아시나요"

서정희 Netboy ODC 이우석 하선우.

보통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름들이다.

그러나 인터넷문화에 관심있는 네티즌들 사이에 이들은 스타로 통한다.

인터넷음악방송의 각종 "사이버 차트"를 휩쓰는 인기가수들이다.

PC통신과 인터넷에 곡을 올려 스타덤에 오른 조PD의 성공 이후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인 사정이나 음악 성향으로 인해 현실공간에서 데뷔하기 어려운
뮤지션들이 그들의 음악을 알리는 매체로 인터넷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명 "넷보드"로도 불리는 사이버 차트는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시킨 산물이다.

사이버 뮤지션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음악만을 전문적으로 들어주는
인터넷음악방송국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밀림"(www.millim.com), "TMC"(www.tmcmusic.com), "하데스뮤직"(www.
hadesmusic.com) 등이 대표적인 사이버가요 전문 인터넷 방송국들이다.

이들 사이트는 사이버 가요들을 단순히 알릴 뿐 아니라 네티즌들의 선호도를
반영, 곡들에 인기 순위를 매기기 시작했다.

공중파 방송, 대중가요 순위프로그램처럼 사이버 공간에서 발표되는
노래들의 인기 순위가 바로 사이버 차트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사이버 차트는 "밀림 차트"다.

"밀림"이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이 차트는 그 권위를 인정받아 아이팝콘
카페아이 스타포유 등 여러 연예오락사이트에서도 쓰이고 있다.

요즘 네티즌들은 인기가수들의 음반을 불법 복제해 판매하는 길거리 리어카
의 "길보드" 차트보다 사이버차트를 더 선호한다.

MP3파일로 제작된 노래들을 손쉽게 무료로 들어볼 수 있으면서 직접 인기곡
의 순위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이나 음반 판매량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이 부여한 점수로 스타를 만드는
재미 또한 크다.

사이버 뮤지션들도 사이버 차트에 들기 위해 곡들을 발표하고 적극
홍보한다.

물론 활동 공간은 인터넷이다.

"이혼" "낙태" 등 파격적이고 색다른 노래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정희는
개인홈페이지(www.seojounghee.co.kr)를 통해 곡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알지넷(rgnet.channeli.net), 디지캣(www.digi-cat.com) 등 인터넷 방송에도
출연한다.

사이버차트를 통해 공인받은 실력과 인기를 바탕으로 현실공간에 데뷔하는
가수들도 늘고 있다.

서정희 ODC 등이 앨범을 발표했으며 하선우 등도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밀림"도 최근 이끼 윤석재 Netboy 등 사이버뮤지션들의 곡들을 모은
옴니버스앨범 "V0.9"를 발표하기도 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