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부실 여신 등에 대한 후유증을 반영, 미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과반수 이상이 지난해 적자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미국내 16개 점포 가운데
조흥 국민 주택(이상 뉴욕) 한빛(뉴욕, LA, 시카고) 외환(뉴욕, LA, 시카고)
등 5개 은행 9개 점포가 적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흑자를 기록한 점포는 서울 신한 기업 산업(이상 뉴욕) 한미(LA) 외환
(시애틀, 브로드웨이) 등 5개 은행 7개 점포에 그쳤다.

적자를 낸 점포수는 전년과 같은 수준이나 은행들 전체의 적자 합계액은
7천4백60만달러로 전년(1억2천9백50만달러)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금감원은 미국내 국내 은행들이 작년에도 고전한 것은 자금 조달 애로에
따라 여신활동이 위축된데다 무수익 여신비율이 높아지는 등 여신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특히 문제 여신의 본부 이관 및 대손상각 처리에도 불구, 현지
감독당국이 한국계 기업에 대한 여신 건전성 분류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무수익여신 비율이 지난해 8.2%로 전년말(5.6%)보다 크게 높아졌다.

국내 은행들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미국계 은행들의 평균치(1% 안팎)를
여덟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늘린 것이 이자 부분 이익을 대거 잠식
당했다고 혔다.

한편 소매 금융을 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5개 현지법인은 미국 경기
호황에 힘입어 4개 법인이 흑자를 시현하는 등 모두 1천1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98년(3백20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