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오는 3일 토론회를 열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이날 공정위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특히 공정위 관계자는
물론 SK의 인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개인휴대통신(PCS) 3사 사장과
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가 참석, 찬반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토론회에서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의 경쟁
제한 여부 및 효율성 증대 <>이동전화사업의 발전전망 <>차세대 영상 이동
통신(IMT-2000)도입으로 인한 이동전화시장의 변화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
이다.

공정위는 이번 토론 내용을 토대로 3월말께 최종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어떤 결론이 나오든 당사자 어느 한쪽으로부터의 심한 반발이
예고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이번 토론회와 관련, 이미 포항제철과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SK텔레콤은 통신업계의 구조조정 필요성과 투자비용절감 효과 등의
명분을 내세워 공정위의 승인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SK는 이제까지 5개 이동전화회사가 지나친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고 중복투자로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
시키고 있다.

이번 신세기통신과의 결합으로 투자비용절감과 통화품질 제고 등으로
4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계 유수 통신업체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초대형 정보통신업체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추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번 결합이 불가피하다
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통신프리텔을 비롯한 PCS 3개사는 공정위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들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경쟁을 제약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기업결합을 제한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PCS 업체들은 그렇지않아도 막강한 자금력으로 신규가입자를 거의 독차지
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이번 신세기 인수를 통해 가입자 수에서 57%, 매출액
기준으로는 6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돼 자신들은 고사할 수 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SK텔레콤이 오는 3월께 전화요금을 지금보다 20% 정도 내릴 경우
PCS사업자들도 요금인하가 불가피하게 돼 시장질서가 완전히 깨지면서 SK의
독주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로 현대의 시장점유율이
승용차 56%, 트럭 95%, 버스 74%로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 조항에 해당됐지만
예외조항을 적용, 이를 승인했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5월 미국 P&G사가 쌍용제지를 인수할 때는 2위 업체인
유한킴벌리와 격차가 커 시장집중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을 들어 예외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어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 문희수 기자 mh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