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1일 종합금융회사 발전방안을 통해 종금사의 증권사
전환이나 합병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몇몇 종금사가 곧바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나섰다.

금융계에선 아세아 중앙 금호종금 등이 증권사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양 한국 한불 등 상당수 대형 종금사는 독자생존 전략을 고수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세아종금은 정부의 후속대책이 확정되면 증권사 전환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진작부터 증권회사 신설이나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종금은 지난해 금융감독위원회에 증권사 설립을 신청했다가 반려된
경험이 있어 이번 정부발표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좀더 지켜 본다는 입장을
정했다.

반면 동양그룹 계열인 동양종금과 하나은행 계열인 한국종금은 각각 계열
증권사가 있지만 지금으로선 증권사 전환이나 합병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추진해온 대로 그룹내 금융 계열사를 한데 묶는 금융지주회사
형태로의 발전을 꾀할 방침이다.

김인주 한국종금 사장은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의 밑그림
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회사전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금사의 이미지가 크게 떨어진 만큼 종금사 이름을 그대로 가져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대주주인 한불(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과 경수(영국
리젠트퍼시픽)는 독자생존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는 대주주의 도움을 받아 선진 금융기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남 울산종금 등 규모가 작은 지방사의 경우 지역에 밀착된 금융회사로
성장하는 전략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이후 상당수 지방 금융회사들이
없어져 틈새수요가 적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그룹 계열인 금호생명은 그룹에 증권회사가 없어 증권사 전환
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금사들은 아울러 금감위가 종금사로 남는 회사에 대해 업무영역을 확대해
주기로 한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점포 설치를 사실상 회사 자율에 맡기고 주식형 수익증권 업무를
허용키로 한 것을 반기고 있다.

종금사들은 증권사로 전환하든 종금사로 남든 간에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재도약이 어렵다는 점에서 최적의 대응방안을 찾는데 부심하고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