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를 황금의 땅인 엘도라도로 만들고 있는 힘은 무엇인가.

월가 전문가들은 주가상승을 이끈 주역으로 뮤추얼펀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재테크를 위해 대부분 뮤추얼펀드에 가입하고 그 돈이
주식매수에 쓰여 주가가 오른다.

주가가 오르면 뮤추얼펀드 가입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신경제(New Economy)를 뒷받침하는 것이 주식자본주의이고 주식자본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의 하나가 뮤추얼펀드라는 얘기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최근 동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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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중심에 있다 ]

"뮤추얼펀드를 통해 주식매수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델리티증권 뉴욕지점의 마이클 프라이하이트 지점장은 미국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잘라 말했다.

"나스닥시장 중심의 정보통신주 열풍이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으나 그것을
파고 들어가면 역시 뮤추얼펀드가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번화가중의 번화가인 파크애비뉴(Park Avenue)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지점을 찾으면 프라이하이트 지점장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직원이 17명으로 "대형점포"인 이곳에는 하루에 4백여명의 고객이 찾고
있다.

투자금액 입출금은 "파워스트리트(Power Street)"라는 인터넷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고객의 숫자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고객과 상담을 마친 한 직원은 "40~50대의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 생활자금
을 마련하기 위해 20~30대의 X세대들은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뮤추얼펀드
에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AM(United Asset Management)의 조지 매클랜드 부사장도 "주식투자가
미국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며 "뮤추얼펀드나 직접투자
등을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과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과의 소득
격차가 일어나고 있어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UAM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뮤추얼펀드의 상품설계만 한 뒤 실제운용은 다른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업무에 특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신탁협회(ICI)가 미국증권업협회(SIA)와 공동으로 조사한 "미국의
주식소유현황(99년 2월 기준)"은 뮤추얼펀드와 주가상승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주식소유 인구는 7천8백70만명에 달했다.

지난 1983년의 4천2백40만명에서 85.6%나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 구성은 베이비부머(36~54세)가 48%로 가장 많았고 침묵세대(55~74세)
는 28%, X세대(19~35세)는 18%였다.

미국 근로자중 66%가 퇴직후 플랜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61%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 퇴직후 플랜인 401K의 경우 97%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체 세대의 48.2%인 4천9백20만세대가 주식을 직.간접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중 직접 소유하고 있는 세대는 15%에 불과한 반면 뮤추얼펀드를 통한
간접보유가 47%에 달했다.

직접보유와 뮤추얼펀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세대도 38%였다.

개인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17.2%(80년)에서 34.9%(98년)로
높아졌다.

이는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인들이 주식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서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뉴욕 렉싱턴가의 시티코프센터 빌딩 1,2층에 자리잡고 있는 서점에는 주식
관련 책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2층의 눈에 잘 띄는 코너에는 투자입문서에서 데이트레이딩(장중거래) 등
주식과 직접 관련 있는 책은 물론 주식투자에 따른 사회.심리적 현상을 다룬
책들이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주식투자는 미국인들에게 또다른 생활이 되고 있다.

낮에는 생업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퇴근 후에는 주식투자에 나서는
"주사야주"의 이중생활이 펼쳐진다.

하루가 다르게 보급돼 가는 사이버 증권거래와 높은 주식투자 수익률이
주식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뉴욕=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