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주가는 작년 10월 이후 대부분 20~30% 하락했다.

제품가격과 원화환율 하락으로 제조마진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성장주의
그늘에 가려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탓이다.

앞으로의 산업구조 변화와 성장주의 시장주도를 인정해도 석유화학업체의
주가하락은 지나치다는 판단이다.

1999년 예상실적기준으로 미국 기초화학업체의 PER는 25배이다.

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PER는 9배에 불과하다.

통신업체의 경우 미국과 국내기업의 주가지표가 비슷한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석유화학업체의 현재 주가지표는 과거 평균치에 비해서도 3분의 2
수준이다.

대표적인 경기관련주인 석유화학업체의 주가지표가 평균수준보다 낮아지는
때는 활황으로 이익이 급증하는 때, 예를 들면 1995년과 같은 경우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시황은 이제 막 회복기에 들어섰다.

1996년 이후 4년동안 하강국면을 나타냈던 석유화학경기는 1999년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이지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동아시아지역에서 석유화학
공장에 대한 신규투자가 크게 줄어 공급과잉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다.

더구나 아시아 최대의 석유화학제품 생산국인 일본은 구조조정으로 낡은
설비를 폐기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유가와 환율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초까지 급등세를 보인 유가는 OPEC 감산합의가 종료되는
4월 이후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는 환율이 떨어지면 이익이 감소하는데 경제회생으로 환율하락
이 예상된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하지만 1997년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급격한 하락만 아니면 결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업체의 비정상적인 저평가상태는 언젠가는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며 그 시점이 지금이라는 판단이다.

우선 석유화학시황이 호전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가격은 연초 t당 4백70달러에 불과했으나
한달 사이에 6백달러로 28%나 상승했다.

또 전년도 영업실적이 발표되고 2000년의 사업목표도 제시되는 현재 시점이
가치주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시기다.

최근 4개월간 낙폭이 크고 석유화학 전문업체인 대한유화 한화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등의 반등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최준용 동원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