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골프장은 누가뭐래도 "골프의 고향"이라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다.

그렇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코스는 어디인가.

미국엔 명코스가 너무도 많다.

명코스 랭킹에서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파인 밸리도 있고
마스터스가 매년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도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역시 페블비치GL(골프 링크스)을 꼽는다.

파인 밸리나 오거스타 내셔널GC는 회원동반 없이는 절대 라운드가 불가능한
프라이빗 코스.

그들은 너무나 폐쇄적이다.

그러나 페블비치는 비싸긴 하지만 누구나 라운드 할수 있는 퍼블릭코스다.

코스자체도 뛰어나지만 "나도 언젠가는 라운드 할수 있다"는 꿈이 존재한다.

그같은 요소는 역시 퍼블릭인 올드 코스도 마찬가지다.

이 골프장들이 그나라 골프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접근가능성이다.

"세계적 명코스에서 플레이 하고 싶다"는 일반골프들의 꿈이 그곳에선
현실화 될 수 있다.

밀레니엄 첫해인 금년도 US오픈이나 브리티시오픈이 모두 그들 코스에서
열리는 것도 그같은 일반성, 대표성을 설명하다.

그런데 장면을 한국으로 돌리면 가슴이 좀 답답해 진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코스가 어디인가.

이 질문에는 딱 떠오르는 하나의 코스가 있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꼽을
골프장이 없다.

자칭 우리나라의 명문 골프장들은 절대 대회도 개최하지 않고 일반인들의
라운드 찬스도 없다.

그건 "저들만의 명문"이다.

골프장이라면 골프들에게 라운드에 대한 꿈이나 하다못해 대회개최를 통한
접근성을 줘야 하는데 그런 명문들이 한국엔 없다.

이번주 최경주가 출전하는 AT&T 페블리치 프로암대회를 앞두고 트레이시
스튜어트(99년 챔피언인 페인 스튜어트 미망인)는 다음 메시지를 전해 왔다고
한다.

"그가 이 세상 마지막 라운드를 한다면 그곳은 필경 페블비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그같은 코스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객원 전문위원 hksky@ golfsky.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