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 환매자금이 증시로 환류돼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지가 주식시장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하루 환매자금이 그다지 많지않지만 환매되고 있는 자금이 대체상품으로
유입되자 주식시장의 호기심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런 자금시장의 기류에 대해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이나 증권사의 시장분석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장이 될 것 같다"는 목소리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뒤섞여 있다.

<>이옥성 엥도수에즈WI카증권 서울지점장 =설연휴 이후 장세를 기대해볼만
하다.

투신사, 증권사들이 환매사태에 대비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해 놓고 있다.

환매된 자금이 다 은행으로 갈 수 없다.

은행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증시로 환류되면 투신사의 매수여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대전자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으나 은행주, 증권주는
사고 있다.

국내 경기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좋아 외국인 매도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수지나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조만간 순매수로 돌아서고 투신사가 매수에 가담하면 쌍끌이
장세가 재현될 것으로 본다.

<>김영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 =환매자금중 10~20%정도가 증시로 환류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채 환매사태를 우려, 그동안 단기부동화됐던 자금까지 가세하면 수급은
크게 개선될 조짐이다.

미국이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는 0.25%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3월 중순께 다시 한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국의 금리인상 부담에서 국내 증시가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엔화가치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월 무역수지는 소폭 적자로
나타났다.

무시할 수 없는 악재다.

당분간 낙폭이 컸던 종목이나 소외주에서 틈새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증권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 =환매자금이 곧바로 환류되진 않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인상, 대우채 환매사태라는 큰 악재가 사라졌다.

그러나 좀 더 중기적으로 보면 사정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이 총선이후 단기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7월엔 채권의 싯가평가제가 도입된다.

달러강세-엔화약세에 따라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정부가 유지했던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원화강세를 어느 정도 허용, 인플레조짐을 다스리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체 카드로 금리인상 용인을 빼들 수 있다.

<>이재현 대한투신 펀드매니저 =유동성은 상당히 풍부하다.

향후 증시가 불안하다고 보는 환매자금이 장기채권을 사면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 증시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 매도세가 언제쯤 멈출지
관심사다.

일단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엔화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다.

엔화환율이 1백10엔 이상으로 상승할지가 변수다.

엔화환율 상승은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