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양사의 차량을 교환해 주문자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차량 교환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가 미쓰비시차를 들여와 국내에서 현대 상표로 판매하고 미쓰비시는
현대차에 자사의 마크를 붙여 유럽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6일 "부족한 라인업을 보강하고 개발비를 절감한다는
차원에서 미쓰비시와 차량 교환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차종은 현대의 스타렉스와 미쓰비시의 픽업 L200 모델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현대의 스타렉스를 가져다 유럽에서 미쓰비시 상표로 판매
한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는 미니밴 분야에서는 매우 강하지만 상용차 베이스의 소형버스
분야에서는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는 따라서 현대 스타렉스에 자사 마크를 달아 유럽에 수출, 판매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미쓰비시가 태국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승용형 픽업 L200 모델을
들여와 국내에서 현대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방식을 추진중이다.

소형트럭과 승용차의 혼합형인 픽업은 미국 등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생산하는 메이커가 없다.

현대는 IMF 경제위기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1t 트럭 시장의 상당
부분을 승용형 픽업이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는 국내의 인증과정이 복잡하다는 점을 고려해 엔진 등 주요부품을
현대가 만들어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차량 교환판매는 과거 현대가 미쓰비시로부터 일방적으로 기술을
전수받던 관계에서 벗어나 양사가 동등한 입장의 새로운 협력관계로 전환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차량 교환판매는 일반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상호 차종
보완과 생산량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현대 입장에서는 스타렉스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차량을 일본 메이커에 공급한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차량교환 판매를 통해 양사의 제휴관계가 한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와 미쓰비시는 현재 상용차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