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기간중 가족 친지들이 나눈 주요 대화중의 하나가 수익증권
환매였다.

얼마를 환매받았는지, 받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운용할지가 화제였다.

환매는 8일부터 본격화된다.

이 자금의 행방이 이번주 금융시장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환매로 인한 시장의 불안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50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자체의 불안여부 보다는 환매된 자금들의 이동이 관심거리다.

환매된 자금이 투신사나 증권사의 다른 상품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은행권등
다른 금융회사로 튀어 나갈지가 주목된다.

투신사와 증권사들은 이 자금을 붙잡아 두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은행권 신용금고 종금사들의 유혹도 만만치 않다.

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예금금리를 연 0.2-0.5%포인트 높여 투신사 재예치
여부를 놓고 머뭇거리는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환매 자금을 유치하기위해과당 경쟁을 벌이지
말라고 금융회사들에 요청했지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예금보호제도 축소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살아남기위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보축소는 금융회사간 자금이동을 촉발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대우 채권을 환매한 고객들은 안전하면서도 금리가 괜찮은 금융회사들을
찾기위해 예리한 촉수를 움직이고 있다.

신뢰를 잃은 금융회사들은 자금을 뺏길 수 밖에 없다.

환매와 예보축소로 인해 자금이 대이동할지를 엿볼수 있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이번 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통화위원회도 주목거리다.

금통위는 지난 주 예정돼 있었으나 통화지표들이 집계되지 않아 늦춰졌다.

단기금리의 대표격인 콜금리는 지난 3일 4.83%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선 장기금리와의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나는데다 인플레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서 단기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한은은 2.8환매에 따른 시장 불안을 막기위해 우선 금리 안정에 주력하겠
다는 입장이었다.

2.8환매가 무리없이 지나가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도 한은이 같은 입장을
지킬지 주목된다.

당장에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미국이 지난 2일 단기금리를 연 5.75%로 0.25% 포인트 올렸지만 한국
경제는 아직 인플레 신호가 뚜렷지 않다는 시각에서다.

9일로 예정된 4대 부분의 2단계 개혁추진 보고회의도 관심을 끈다.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릴 이번 회의는 금융 기업 노동 공공등 4대 부문
개혁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과제를 논의한다.

민간단체장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금감위원장이 금융및 기업부분 개혁추진계획을, 이상용 노동부장관이
노동부분을,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이 공공부분을 각각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끄는 분야는 금융및 기업개혁이다.

금융부문과 관련, 시장의 힘에 의해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의 해였다.

올해는 시장에서 예금주와 투자자들이 금융회사들의 생존을 결정짓게 되는
만큼 금융회사들 마다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부문의 개혁은 부채비율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데 촛점이 맞춰 질 전망이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위해 기업퇴출제도를
정비하는 작업도 이번 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 같다.

2단계 개혁과제는 정부가 올 한해 추진할 주요 경제정책이라는 점에서
회의 결과를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 고광철기자 gwang@ked.co.kr >

[ 체크 포인트 ]

<>7일 - WTO 일반이사회

<>8일 - 경제장관 간담회(잠정)

<>9일 - 2단계 개혁추진계획 보고(청와대)

<>10일 - 금융통화위원회(잠정)
- 전경련회장단 회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