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강대국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초과학및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정부 출연연구소는 시장원리를 적용키 어려운 핵심
원천기술 개발분야에 전력해야 한다"

박호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등 국내 주요 연구소 사령관들이
내놓는 한국 과학기술의 개발방향과 국내 출연연구소의 역할론이다.

원천기술력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 선진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를 출연연
고유의 역할을 재정립함으로써 극복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호군 원장을 비롯 원자력연구소 장인순 소장, 화학연구소 김충섭 소장,
항공우주연구소 최동환 소장, 생명공학연구소 복성해 소장, 고등기술연구원
김한중 원장, 호서대 강박광 교수 등 한국 과학기술계의 거장들이 제시하는
출연연의 제2의 도약을 위한 해법을 들어본다.

-핵심 기초과학및 원천기술의 국내 수준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려면 기초과학이 우선 튼튼해야 한다.

포괄적인 과학이론과 창의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술무역 역조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도 바로 원천기술이 취약한 데 있다"

따라서 21세기에 대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맞춰 핵심기술분야도
우선 순위를 정해 집중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출연연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국내 기업들이 제품기술 및 실용화 기술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미 도달해 있다.

따라서 출연연은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의 개발에
역점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

출연연이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되 대형 시스템의 경우에는 실용적인
기술개발까지 함께 수행할 필요가 있다"


-출연연도 최근 민간연구소와 같이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실용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문제점은.

"대학 기업 출연연이 같은 연구 과제를 놓고 경쟁토록 하는 연구비 배분방식
에서는 중복연구가 불가피하다.

연구원의 임금 일부만을 보장해주고 나머지는 연구책임자가 프로젝트를
수주해 충당케하는 현재 제도 아래서는 출연연이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출연연의 연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과학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연구목표나 연구지침의 변경에 따라 연구기관및 연구자의 관리및 원칙에도
혼선을 빚어왔다.

예산과 연구개발 방향이 결정되고 나면 세부적인 사항은 해당 연구원에
일임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지속성이 유지될때 기술축적이 되고 연구성과도 나온다"

<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