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과학자 지원풍토 필요 .. 전성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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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균 < 미국 미네소타대교수 / 의과대학 >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이들 세 나라는 경제성장 분야의 우등생이다.
그래서 자주 세계인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서로 비교되기도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들 3국을 비교해보자.
한국이 다소 뒤진다.
한국은 꽤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고도 경쟁력이 매년 뒤처진다.
왜 그럴까.
몇해 전 필자는 안식년을 얻어 잠시 고국에서 봉사할 기회를 가졌다.
그때 필자가 과거 방문했던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곳 연구소 부소장의 배려로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실 하나하나를
둘러보았다.
연구실장 가운데 해외에서 활약하는 유태계 중진학자들이 적지 않았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태계 우수학자들을 초대해서 초빙교수 자격을 줄
뿐 아니라 때로는 실장자리까지 줘 그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머무르는 동안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에 몰두한다.
여기에 전임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을 참여시킴은 물론이다.
연구결과는 공동저술 논문으로 발표된다.
초빙교수들은 대부분 국제적인 석학.
그러므로 이스라엘 본토 학자들과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 흐름을 쫓아갈 수 있다.
더욱이 초빙교수들은 대부분 충분한 연구자금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우수한
대학원생을 자기 연구실로 초청, 더욱 발전된 이론을 전수해준다고 한다.
필자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과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임할때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원장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바무스 박사가 한국
국립보건원을 방문했다.
거기서 생명과학진흥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을때 필자는 "해외교포 과학
기술자의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한바 있다.
당시의 통계로는 해외에 거주하며 연구활동에 종사하는 자연과학자수가
1만2천5백명이었다.
그 중 미국과 캐나다에만도 8천2백50명이 있었다.(1996년 통계)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 산재해 있는 유태계 학자를 선용하는
와이즈만 연구소의 사례는 본받을만한 일이다.
물론 과학재단이나 다른 기관을 통해 해외 과학자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에 와 단기간을 머무르더라도 이곳 대학이나 연구소의
팀이나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과의 효율적인 협동 연구나
사업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다분히 형식적인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국가경쟁력 강화는 우리가 바란다고 해서 시간만 흐르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을 위해 골똘히 생각하며 연구하는 창의적인 과학자들이 정부의 정책
수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그들의 조언이나 건의를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때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초청자나 초청받은 자들의 마음가짐이다.
먼저 초청자는 교포학자들을 동업자로 맞이해 구체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을 갖추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방문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초청받은 자들은 손님으로 대접받겠다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국의
학자들이나 연구원들과 함께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투철해야
한다.
필자가 KIST 재직시 미국의 저명한 교포과학자 김성호 박사에게 한국서
공동연구를 수행할 연구팀을 구성하게 하고 연구수행에 필요한 자금과
연구시설을 제공한바 있다.
그 당시 과학기술처 김시중 장관과 김은영 KIST원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최근 그 팀이 우수한 논문을 유수한 국제지에 계속 발표하는 것을 보니
흐뭇하다.
과학자와 예술가는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이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겠다는 집념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재능을 정성껏 바치는 직종에 속한다.
몸과 마음이 피로할때 잘 다듬어진 음악을 들으며 피로를 풀고 때로는
감격하기도 한다.
훌륭한 작곡가에겐 대부분 좋은 후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무 걱정없이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았기에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도 예술가처럼 대우를 해야 한다.
과학자들이 정성을 기울여 자기들이 탐구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풍토를
우리는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그럴싸한 구호나 잠깐 있다 없어질 공적에 대한 칭찬을
바라는 무리들의 천박한 영웅심에 맡겨서는 안된다.
과학자들을 키우기 위해 국내외 연구자들은 적극 협력해야 한다.
이런 효율적인 협력만이 국가경쟁력 향상을 뒷받침해 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
<> 필자 약력
=<>경북대 의대
<>서울대 생화학 석사
<>독일 뒤셀도르프대 박사
<>KIST 부설 의과학연구센터 초대 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이들 세 나라는 경제성장 분야의 우등생이다.
그래서 자주 세계인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서로 비교되기도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들 3국을 비교해보자.
한국이 다소 뒤진다.
한국은 꽤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고도 경쟁력이 매년 뒤처진다.
왜 그럴까.
몇해 전 필자는 안식년을 얻어 잠시 고국에서 봉사할 기회를 가졌다.
그때 필자가 과거 방문했던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곳 연구소 부소장의 배려로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실 하나하나를
둘러보았다.
연구실장 가운데 해외에서 활약하는 유태계 중진학자들이 적지 않았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태계 우수학자들을 초대해서 초빙교수 자격을 줄
뿐 아니라 때로는 실장자리까지 줘 그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머무르는 동안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에 몰두한다.
여기에 전임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을 참여시킴은 물론이다.
연구결과는 공동저술 논문으로 발표된다.
초빙교수들은 대부분 국제적인 석학.
그러므로 이스라엘 본토 학자들과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 흐름을 쫓아갈 수 있다.
더욱이 초빙교수들은 대부분 충분한 연구자금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우수한
대학원생을 자기 연구실로 초청, 더욱 발전된 이론을 전수해준다고 한다.
필자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과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임할때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원장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바무스 박사가 한국
국립보건원을 방문했다.
거기서 생명과학진흥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을때 필자는 "해외교포 과학
기술자의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한바 있다.
당시의 통계로는 해외에 거주하며 연구활동에 종사하는 자연과학자수가
1만2천5백명이었다.
그 중 미국과 캐나다에만도 8천2백50명이 있었다.(1996년 통계)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 산재해 있는 유태계 학자를 선용하는
와이즈만 연구소의 사례는 본받을만한 일이다.
물론 과학재단이나 다른 기관을 통해 해외 과학자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에 와 단기간을 머무르더라도 이곳 대학이나 연구소의
팀이나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과의 효율적인 협동 연구나
사업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다분히 형식적인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국가경쟁력 강화는 우리가 바란다고 해서 시간만 흐르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을 위해 골똘히 생각하며 연구하는 창의적인 과학자들이 정부의 정책
수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그들의 조언이나 건의를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때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초청자나 초청받은 자들의 마음가짐이다.
먼저 초청자는 교포학자들을 동업자로 맞이해 구체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을 갖추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방문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초청받은 자들은 손님으로 대접받겠다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국의
학자들이나 연구원들과 함께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투철해야
한다.
필자가 KIST 재직시 미국의 저명한 교포과학자 김성호 박사에게 한국서
공동연구를 수행할 연구팀을 구성하게 하고 연구수행에 필요한 자금과
연구시설을 제공한바 있다.
그 당시 과학기술처 김시중 장관과 김은영 KIST원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최근 그 팀이 우수한 논문을 유수한 국제지에 계속 발표하는 것을 보니
흐뭇하다.
과학자와 예술가는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이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겠다는 집념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재능을 정성껏 바치는 직종에 속한다.
몸과 마음이 피로할때 잘 다듬어진 음악을 들으며 피로를 풀고 때로는
감격하기도 한다.
훌륭한 작곡가에겐 대부분 좋은 후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무 걱정없이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았기에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도 예술가처럼 대우를 해야 한다.
과학자들이 정성을 기울여 자기들이 탐구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풍토를
우리는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그럴싸한 구호나 잠깐 있다 없어질 공적에 대한 칭찬을
바라는 무리들의 천박한 영웅심에 맡겨서는 안된다.
과학자들을 키우기 위해 국내외 연구자들은 적극 협력해야 한다.
이런 효율적인 협력만이 국가경쟁력 향상을 뒷받침해 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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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경북대 의대
<>서울대 생화학 석사
<>독일 뒤셀도르프대 박사
<>KIST 부설 의과학연구센터 초대 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