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권거래소 시장을 추월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소.벤처기업의 고속성장과 그에따른 증권시장 및 경제구조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나타내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96년 개장됐지만 98년까지는 유명무실했다.

거래대금이 증권거래소의 1%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우량기업과 첨단기술을 갖고있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록되면서 소위
코스닥열풍이 불었으며 그에따라 거래도 급증했다.

올들어서는 평균 거래대금이 거래소의 65% 수준까지 높아졌으며 8일에는
급기야 거래소를 추월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을 추월한 것은 지난
96년 시장을 개설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이날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연말까지 4~5백개의 기업이 추가로 코스닥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연말이면 평상시에도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을
웃돌 전망이다.

또한 등록기업수도 상장기업수를 추월할 것이 확실하다.

현재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수는 4백62개,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수는
7백27개다.

다만 싯가총액측면에서는 증권거래소가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우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7일 현재 코스닥시장 싯가총액은 93조원이며 거래소시장 싯가총액은
3백42조원이다.

이에따라 미국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시장이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두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두 시장은 야후코리아 등 유망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날 거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작은 외부재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반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의 대량거래는 향후 주가방향을 결정지을 수있는 중요한 변수라고 시황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김진수 LG증권 조사역은 "향후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하지 못하면 이날
거래된 주식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지수는 급락할 수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른다면 대기매물을 이미 소화됐기 때문에 큰폭으로 오를
수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향후 1~2일의 주가가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투자자들이 무섭게 코스닥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다 외부악재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황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