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단기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8일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단기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기금리는 한은이 은행과 환매조건으로 거래하는 RP(환매채) 금리를
말한다.

RP는 작년 5월부터 연 4.75% 수준에서 동결돼 왔다.

RP 금리는 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한 선제적 통화정책을 펴야할 때는
아니다"며 "장.단기 금리차가 지나치게 확대돼 있어 금리체계의 왜곡현상을
없애기 위해 단기금리를 현실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금리 인상폭은 0.5~1%포인트 정도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장.단기금리차 축소를 위해 단기금리를
올리기보다 장기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진통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부처간의 다른 입장으로 시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장기금리의 대표격인 3년만기 회사채 금리의 경우 8일 현재 10.06%,
하루짜리 콜금리는 4.67%로 금리격차가 5%포인트를 넘는다.

한은은 그동안에도 장단기 금리간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금리
인상을 검토해 왔으나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의식, 자제해 왔다.

한 관계자는 "단기금리를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바람에 시중자금
이 단기부동화돼 투기성 재테크가 만연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장기금리가 기조적인 하향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단기금리를
올리더라도 장기금리가 급반등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