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역구 대폭 축소에 따른 현역의원간의 사활을 건 대결구도가 가시화됐고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의 여파로 현역의원및 중진의 "명퇴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우선 26개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여야를 떠나 현역간의 공천 또는 본선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곳이 24곳에 이른다.

통폐합지역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자민련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호남과
충청 지역에 몰려 당장 내부 공천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먼저 8석의 의석이 줄어든 호남지역에서는 민주당 의원간의 공천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교동계 재선인 최재승의원과 3선의 이협의원이 익산에서 숙명의 대결을
벌이게 되는 등 10여곳에서 힘든 예선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 11석이 줄어든 영남에서는 한나라당 의원간의 대결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는 고육책까지 연출되고 있다.

경남 창녕의 노기태 의원은 밀양과 합해지면서 창원을로 이사를 결심했고,
이기택 전총재대행은 동래갑을이 통합되면서 연제구로 이동할 태세다.

원주 함종한 의원은 공천신청을 철회했다.

자민련 텃밭인 충청권사정도 간단치 않다.

서천과 보령의 통합으로 자민련 이긍규 총무와 한국신당 김용환 대표의
혈투가 예고되는 등 4곳에서 현역간에 예선 또는 본선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의원의 출마포기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창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한나라당 김영준
황성균 심정구 이응선 의원과 자민련 김복동, 무소속 오용운 한이헌 의원도
출마를 포기했다.

박준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최형우 서정화 황낙주 의원도 불출마를 결심한
상태다.

낙천 낙선운동 대상자에 대한 여권의 출마포기 설득작업이 본격화되면
이같은 명퇴바람은 여야를 막론하고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권노갑 고문의 출마포기 선언은 그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 이재창 김남국 기자 leejc@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