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경영을 고수해온 롯데그룹에 "파격 비즈니스"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는 10일 정식출범하는 전자상거래 전문회사인 (주)롯데닷컴의 영어
로고를 "LOTTe.com"으로 정했다.

인터넷 사이트 도메인은 www.helloseoul.co.kr.

롯데닷컴은 e비즈니스를 상징하는 영어 소문자 e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끝글자를 소문자(e)로 넣었다고 밝혔다.

롯데는 그룹 모태인 제과회사 일본 롯데에서 지난 40년대, 한국에선
롯데제과가 지난 67년 영어 로고(LOTTE)를 대문자로 사용한 이래 로고
마지막 글자를 소문자(e)로 쓴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롯데닷컴이 파격적인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은 신동빈 롯데 부회장(45)의 "젊은 경영" 스타일이
반영됐기 때문.

신격호 롯데 회장(78)의 차남인 그는 대홍기획 인터랙티브팀 40명과
롯데백화점 인터넷팀 14명을 통합, 소수정예로 롯데닷컴 조직을 출범시키면서
파격적인 제도를 잇달아 도입했다.

온라인 전자결재 시스템과 권한 하부위임 제도 등을 실시하면서 보수적인
롯데그룹의 대기업 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코오롱 계열의 편의점 "로손"을 인수, 기존 롯데
계열 세븐일레븐 유통조직의 확장에도 나섰다.

신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부친인 신격호 롯데 회장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

신 회장 역시 올들어 파워 포인트로 작성한 챠트를 LCD프로젝터로 브리핑
받으면서 e비즈니스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로 경영진인 롯데 계열사 사장들도 뒤늦게 컴맹 탈출에 나서는
등 디지털 경영환경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혁신경영"을 시도하는 롯데그룹이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얼마나 바꿀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