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력 제품인 D램 반도체 가격이 속락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64메가D램(8메가x8PC-100기준) 현물가격이 개당 8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더니 9일현재 7달러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말 8.86달러와 견줘 21%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반도체 경기가 퇴조기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하는
성급한 전망조차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D램 가격 하락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64메가D램 현물가격은 상반기까진 약세를 보여 6달러선에서 형성될
것이지만 하반기 이후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가 쓰이는 전자제품 시장이 크게 확대돼 D램 수요도 큰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가격하락 이유 =전통적으로 D램 시장은 상반기 저조, 하반기 호조의
패턴을 보인다.

D램이 주로 쓰이는 PC 시장이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세계 PC업체들은 지난해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오류)문제 해결을
위한 PC교체 특수가 해소되면서 올들어 D램 구매를 늦추고 있다.

인텔이 내놓은 5백MHz급 카퍼마인칩의 생산차질로 PC업체들의 PC생산
계획이 차질을 빚은 점도 D램 수요 위축의 한 요인이다.

공급측면에선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3월 결산에 대비, 경영실적을 좋게
하려고 생산을 늘린 것도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가격 전망 =기본적으로 폭락 가능성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우증권의 애널리스트 전병서 연구위원은 "64메가D램 가격이 상반기중
5.5-6달러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있으나 그 밑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공급부족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도 "5달러선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6달러선에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가격 속락세는 지난해 대만지진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뛰었던
가격이 정상을 되찾아가는 과정으로 봐야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64메가 D램 가격은 지난해 7월초 개당 4.53달러까지 떨어졌으나 대만지진
직후인 9월하순엔 20달러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시장및 업체 수익전망 =D램 가격이 조만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
는 전망은 올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큰폭으로 커질 것이라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데이터퀘스트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SIA(북미반도체협회) 등
전문조사기관들은 올 D램 시장이 지난해보다 30-40%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미코 리서치사는 올 D램 시장이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2백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SIA도 반도체 전체적으로 지난해(1천4백90억달러)
보다 2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PC 시장 호조, 인터넷 장비와 휴대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 판매 증가
등이 반도체 시장 확대 요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2000 출시, 인텔의 CPU(중앙연산처리장치)가격
인하 예정 등도 PC 수요를 늘려 D램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올 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여잡고
있다.

삼성전자 박상호 상무(자금팀장)는 "지난해 순이익 3조1천7백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말했다.

또 현대전자도 경상이익이 지난해의 5배이상인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15.8% 늘어난 2백35억달러에
달해 단일품목으로 9년연속 수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