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바이오스페이스(대표 차기철).
이 회사 영업부의 A씨는 갑자기 미국 현지법인을 만들기 위한 실무자로
뽑혔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시장을 새로 개척하는 일을 맡은 것이다.
다른 회사에선 이처럼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해외생활
경험이 많은 직원을 뽑았을 것이다.
하지만 체육학을 전공한 A씨는 아직 외국에 한번도 나가지 못했다.
영어실력도 사전을 들고 문장을 겨우 독해할 수 있는 정도.
이 회사에선 A씨보다 더 적당한 사원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바이오스페이스엔 해외파 인재들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차 사장이 깜박 실수한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미국 유타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시장을 뚫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다름 아닌 "무슨 일이든지 새로운 일을 맡긴다"는 차 사장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경험이 많은 사원을 쓰면 당장은 생산성도 높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업무에 몰입하는 순수한 열성이 떨어지고 자만하기 쉽다는 것.
반면 처음 하는 일을 맡기면 학생때처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배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A씨도 처음엔 걱정이 돼 잠을 못이룰 정도였지만 지금은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동료들이 이 과정에서 물심양면 도와 주는 것은 물론이다.
"힘들지만 일정 단계만 지나면 어느새 놀랍게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차 사장은 말한다.
현재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을 새롭게 채찍질할 수 있는 동기를
준다는 것이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라는 바이오스페이스는 이런 식으로 직원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직원 모두가 어떤 일을 맡더라도 자신있게 해결할 수 있는 전천후 만능사원
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02)501-3939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