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아마존 e베이 E트레이드 등 세계적인 대형 인터넷상거래 사이트들이
해킹으로 잇따른 작동불능 사고를 빚으면서 "디지털경제 쇼크" 현상이 확산
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도 해킹 비상이 걸린데 이어 정보통신부가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더욱이 이같은 해킹 사고들이 현재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
상거래 및 인터넷 비즈니스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사건들은 특히 해커들이 인터넷 보안 시스템을 간단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함에 따라 인터넷의 안전성과 전자상거래의 신뢰성에 근본적
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 기반해 전자상거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략수
정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파문으로 디지털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 나스닥시장 주가가 폭락,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온라인 증권회사인 미국 E트레이드의 인터넷 시스템이 한국시간
9일 오후 8시 직전 엄청난 양의 접속이 폭주, 접속 불능상태에 빠졌다.

지난 7일과 8일의 아마존닷컴(Amazon.com), 바이닷컴(BUY.com), e베이
(eBAY), CNN의 웹사이트가 해커의 공격을 받은데 이어 발생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웹사이트가 다운된 것은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가 일시에
쏟아져 들어와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버가 정상적인 고객의 명령에 응답할 수 없게 돼 통신망이
마비된 것이다.

이같은 해킹수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인터넷의 기존 보안시스템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해킹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인터넷사이트 가운데 보안시설을 제대로 갖춘
사이트는 겨우 5-10% 선에 그쳐 해커들의 공격에 사실상 무방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파크 옥션 등 대형 인터넷 비즈니스 사이트
를 비롯, 현대 삼성 SK 등 인터넷사이트 운영기업들은 급히 보안솔루션
전문기업들과 손잡고 방화벽 같은 침입차단시스템 보완설치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미국과 같은 해킹 모방범죄가 국내에서도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보고 각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긴급 보안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10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사이트 운영자가 지켜야 할 안전과 신뢰성 기준 등을
공동으로 마련키로 했다.

특히 시스템 안전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우수 사이트에 대해서는 "안전한
인터넷사이트 인증마크"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올해안에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을 제정해 금융과 전기통신 분야 등의
국가기간망을 대상으로 보호대상 시설을 등급별로 정해 특별 관리를 하고
침해사범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키로 했다.

< 정건수 기자 ks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