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체와 MP3(디지털 음악파일 압축표준)업체간의 다툼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달 음반협회가 대표적 MP3업체를 고소한 데 대해 이 업체가 맞고소를
해 법정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MP3업계의 선두주자 "MP3 닷 컴(MP3.com)"은 최근 미국음반산업협회
(이하 음반협회)와 힐러리 로센 음반협회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음반협회가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과 시장분석가들에게 보낸 편지에
"MP3업체들이 음악을 도둑질 하고 있다"는 비방이 들어있다는 게 고소를 한
주된 이유다.

음반협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MP3 닷 컴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음반협회는 MP3 닷 컴이 지난달 시작한 "빔 잇" 서비스를 문제삼고 있다.

빔 잇은 음악 컴팩트디스크(CD)를 산 고객이 CD에 들어있는 음악을 MP3
파일로 바꿔 MP3 닷 컴의 서버에 보관해 놓고 아무 때나 들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MP3 닷 컴은 "CD에 담긴 음악은 고객 소유이기 때문에 지적 재산권 침해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음반협회는 "개인의 MP3 사용권한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다.

MP3 닷 컴이 사용권한이 없는 음악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저작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D를 산 고객이 그 안에 든 음악을 MP3로
만드는 것은 문제될 것 없지만 빔 잇 서비스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MP3 닷 컴이 자사 서버에 고객이 파일을 올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4만여장의 CD를 미리 MP3 파일로 만들어 보관해 놓았기 때문이다.

MP3는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해 내려받아 컴퓨터나 전용 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음악 파일의 표준이다.

<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