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16대총선후보 공천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이르면서 공천탈락우려
인사들이 당적을 옮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적과의 동침"현상은 여야공천이 확정발표되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공천자 발표시기를 둘러싼 여야간의 물밑 신경전도 적지않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공천탈락자들을 영입해 출마시키는 "이삭줍기"에
나설 것을 우려, 조기발표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한용 의원(서울구로갑)은 11일 당내의 공천 배제 움직임에 반발,
탈당을 선언했다.

이인영 청년위원장에게 밀린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무소속으로 신당창당을 모색했던 홍사덕 의원도 한나라당으로 입당, 총선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자민련을 탈당한 김칠환 의원 역시 10일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역구인 대전 동구의 갑.을 선거구가 통합돼 이양희 의원과의
공천경합에서 밀리자 한나라행을 택했다.

또 자민련 전국구 의원이었던 지대섭씨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광주북을
에 공천신청서를 냈다.

군산출신인 강현욱 의원도 지역정서를 감안,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원외인사들의 당적변경도 잦다.

지난해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맞붙었던 자민련
김희완씨는 11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의정부 출마를 준비중인 김문원 전 의원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을
바꿨고 자민련 경기 군포지구당 위원장이었던 심양섭씨도 한나라당으로
둥지를 옮겼다.

또 김원웅 유인태 전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충남부여지구당 위원장을 지낸 이진삼씨는 당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민련으로 옮겼다.

< 최명수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