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규모가 2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등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매입자금이 일시에 빠져 나갈 경우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1조6천9백98억원,코스닥 증권시장에서 7천1백28억원어치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올들어 외국인들의 두 시장에서 매수한 주식은 총 2조4천1백26억원어치에
이른다.

특히 이달들어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과 주식에서 모두 수익을
내기 위한 주식투자자금 유입규모가 하루평균 2천억원대로 늘어났다.

이처럼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한국증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좋은데다 아시아시장에서 아직도 한국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국인의 순매수규모와 증권투자자금 유입규모가 커질수록 이들의
움직임이 주가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관련,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들 자금이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8년의 11%에서 20%
이상으로 높아져 원.달러환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선
이후 최고인 1천1백원대로 상승한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특히 최근 국내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과거와 달리
공격적이고 단기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경우
상당한 혼란이 일 것으로 우려했다.

대신증권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통신주 등 일부 소수종목에 한정돼
있는데다 <>과거 지속적인 매수패턴과 달리 단기간 대량주문이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이달초 대거 처분했던 반도체와 통신주가 일주일도 안돼
순매수대상으로 바뀌는 등 매매패턴이 단발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따라서 엔화약세가 이어지고 이달에도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못하면
원화가 절하추세로 반전될 수 있으며 이때 단기성 자금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썰물처럼 빠져 나갈 경우 이들의 영향력이 높아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