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통신의 메카로 자리잡은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의 이름을
바꾸자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테헤란로"라는 공식 도로명은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테헤란로는 정식 행정지명으로 개명권한이 서울시에
있다"며 "테헤란로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외교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측이 지난달 주한대사관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는 공문을
외교통상부에 보냈으며 우리 외교통상부도 "양국의 협력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테헤란로의 명칭은 유지하기 바란다"고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별칭을 달리 부르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으나 어떠한 경우든 도로의
이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헤란로는 지난 1977년 6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시가 서울시에 서로
수도명을 도로명으로 사용하자고 제의하면서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산유국 이란에 대한 선린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으며 테헤란시에도
"서울스트리트"가 있다.

"테헤란밸리"라는 이름은 테헤란로 일대에 정보통신 및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몰리면서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빗대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고 지리적 특성도 다르다며
"서울벤처밸리"나 "디지털밸리"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