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3기 경제팀이 13일로 출범 1개월을 맞았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등으로 진용을 갖춘 3기경제팀의 지난 한달간
성적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대의 불안요인이던 2.8 대우채권환매라는 고비를 무난히
넘겼다.

거시경제정책도 물가안정 중심의 경제운용계획 수립,채권시장 활성화를
통한 저금리기조 유지 등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다는 평가다.

경제팀간의 팀워크도 큰 잡음없이 대체로 원활한 편이다.

그러나 경제팀이 착근하기까지는 아직도 난제들이 산적해있다.

당장의 현안으로는 대우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하고 잠복해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도 털어내야 한다.

서울은행의 매각문제 등도 골칫거리고 금고,신협 등 부실금융기관의
정리문제도 남아 있다.

좀더 길게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채권시가평가제가 고비다.

전면적인 시가평가제가 도입되는 시점에서 또다시 금융시장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 부분 예금자보호제도가 실시되고 예금보험료율 차등적용이
강행됨에 따라 경영난을 겪는 금융기관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영화된 금융기관들을 민영화하는 작업도
서둘러야한다.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금융산업의 개편문제도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불허한다는 원칙에 부닥쳐 쉽게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걱정거리가 많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원화가치는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인해 급등했다.

대외균형상의 이같은 모순을 서둘러 해결하지 않으면 또한번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3기 경제팀이 화두로 삼고 있는 "디지털 경제"를 보다 가시화하는
것과 2기 경제팀이 남기고 간 분배개선도 큰 과제다.

다만 분배문제의 경우 총선 등을 의식해 지나치게 조급함을 보여서도
안된다는 지적이다.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