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 제자들이 쓴 동시집 .. '거미줄로 돌돌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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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어/감은/뜨거운 햇살에/깨어났다. //감은 뜨거운/햇살이
부끄러워/빨갛게 익었다."("감", 윤귀봉)
섬진강 시인 김용택(52)씨가 가르치는 마암분교 어린이들의 동시모음
"거미줄로 돌돌돌"과 일기모음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열림원어린이)가
출간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들 등 5개 장으로 구성된 "거미줄로 돌돌돌"에는
동시 1백편,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에는 7명의 일기 1백편이 실려
있다.
자유롭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생각이 깜찍한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다.
이들의 눈에는 자연도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존재다.
5학년 박진욱은 "떨어진 낙엽을 보면/다시 붙이고 싶다"고 가을을 노래한다.
마암분교는 전교생 17명의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은 시인 선생님과 함께 공을
차고 장난치며 해맑은 꿈을 키운다.
오는 15일이면 윤귀봉 박초이 이소희가 졸업한다.
초이는 "10년후"라는 제목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오늘 우리가 공부할 때 귀봉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TV는 사랑을 싣고"
에서 선생님을 찾는다고 했다. 그러자 김용택 선생님께서 10년 후 8월1일
운암대교에서 만나자고 그러셨다. 우린 모두 좋다고 했다. 난 집에 와서 10년
후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봤다. 난 기자가 돼 있을 거고, 귀봉이는 글 실력이
좋으니 작가, 소희는 간호사, 선생님은 아름다운 글 쓰시며 지내시겠다."
편집을 맡은 김씨는 "가르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글을 잘 쓴다"며 "그들도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우리가
그것을 존중하고 아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의 수익금으로 세 졸업생에게 교복을 선물하고 전교생에게는
자장면을 사주기로 했다.
올해 마암분교 어린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
부끄러워/빨갛게 익었다."("감", 윤귀봉)
섬진강 시인 김용택(52)씨가 가르치는 마암분교 어린이들의 동시모음
"거미줄로 돌돌돌"과 일기모음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열림원어린이)가
출간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들 등 5개 장으로 구성된 "거미줄로 돌돌돌"에는
동시 1백편,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에는 7명의 일기 1백편이 실려
있다.
자유롭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생각이 깜찍한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다.
이들의 눈에는 자연도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존재다.
5학년 박진욱은 "떨어진 낙엽을 보면/다시 붙이고 싶다"고 가을을 노래한다.
마암분교는 전교생 17명의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은 시인 선생님과 함께 공을
차고 장난치며 해맑은 꿈을 키운다.
오는 15일이면 윤귀봉 박초이 이소희가 졸업한다.
초이는 "10년후"라는 제목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오늘 우리가 공부할 때 귀봉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TV는 사랑을 싣고"
에서 선생님을 찾는다고 했다. 그러자 김용택 선생님께서 10년 후 8월1일
운암대교에서 만나자고 그러셨다. 우린 모두 좋다고 했다. 난 집에 와서 10년
후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봤다. 난 기자가 돼 있을 거고, 귀봉이는 글 실력이
좋으니 작가, 소희는 간호사, 선생님은 아름다운 글 쓰시며 지내시겠다."
편집을 맡은 김씨는 "가르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글을 잘 쓴다"며 "그들도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우리가
그것을 존중하고 아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의 수익금으로 세 졸업생에게 교복을 선물하고 전교생에게는
자장면을 사주기로 했다.
올해 마암분교 어린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