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방법과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현대는 지난달 "GM 해외사업의 문제점"이라는 내부 자료를 통해 GM이
대우를 인수할 경우 고용안정은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GM은 13일 현대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양사의 신경전은 대우차 입찰을 앞둔 사전 여론몰이 차원으로 앞으로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고용문제.

현대는 GM이 90년 스웨덴 사브의 지분을 인수한후 생산량은 그대로 유지
했으나 고용조정을 통해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GM은 자사의 지분참여가 없었으면 사실상 종업원 전원이 일자리
를 잃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멕시코에서 1천5백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던 것과 같이 한국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째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공헌 여부.

GM과 손잡았던 신진자동차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가 계속 경영위기를 경험한
것은 GM이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생산기지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의 주장이다.

또 GM이 과다한 경영지도료 로열티 부품사용료를 받아감으로써 경영위기를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GM은 "멕시코 진출이후 설계 및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해 해외
선진기술센터와 연계해 자동차 개발의 핵심역할을 맡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대우자동차에도 첨단기술로 알려진 오펠 아스트라 기술을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셋째 GM의 사업철수 가능성 논란이다.

현대는 GM이 해외에서 사업 환경이 나빠지면 과감히 철수하는 전략을 거듭
해왔다고 평가한다.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GM이 현지의 경제사정악화로 자동차산업이 붕괴위험에
처하자 78년 철수를 단행했다는게 현대가 내세우는 사례다.

GM은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시 현대자동차가 사업규모를 축소
했듯이 경우에 따라 사업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GM은 8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 당시 브라질과 멕시코에 투자한
것에서 보듯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개도국에 대한 투자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와 GM의 신경전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 그리고 실제 입찰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주목된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