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금융시장의 두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된 한 주였다.

대우채 환매가 큰 동요없이 지나갔다.

논란을 거듭한 금리 문제도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새로운 불확실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밀려들어오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이로 인한 원화가치의 급등이
그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까지 18일 연속 순매수를 유지했다.

원화가치는 1천1백10원대까지 치솟았다.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나타난 원화의 이같은 급등세는
"실물부문과 괴리된 과대평가"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인들이 일시에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의 충격도 우려된다.

이번주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될지, 또 지속될 경우
원화급등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가 눈여겨 볼 부분이다.

경제뉴스의 또다른 중심은 재계의 움직임이다.

주중에 예정된 재계의 두차례 회동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우선 14일에는 서울 조선호텔에서 경제단체협의회 총회가 열린다.

회의 주제는 "재계의 정치활동 참여".

이런저런 경위나 명분은 차치하고 정치판이라고 하는 한국사회의
"블랙홀"이 지닌 엄청난 흡인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어쨌거나 재계는 이 회의에서 정치활동의 실질적 창구역할을 할 의정평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방향과 범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이번 총선과정에서는 낙천.낙선운동이나
지지, 반대자 명단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면 분기별로 정례회의를 갖고 개별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정평가 활동을 벌여 반대, 또는 지지대상 의원의 명단을 발표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17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가 열려 26대 회장 선임문제를 논의
한다.

김각중 회장 대행 체제를 마감할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총회에 앞서 15일이나 16일 열릴 원로 자문단 회의에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항간에는 유상부 포철회장이나 손길승 SK회장 등 "비오너"경영인의 회장설도
돌고 있다.

그러나 정부 고위관계자는 "유 회장이나 손 회장 모두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해 두 사람의 회장취임 가능성을 배제했다.

때문에 재계가 김 회장 대행 체제를 과도기 차원에서 계속 끌고 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의 뉴스로는 지난 11일 발족한 대우 구조조정협의회가 금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협의회는 우선 실무추진반 등의 구성을 서두르는 한편 그간 미뤄져온 대우차
입찰 제안서 발송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따라 대우차 매각을 포함한 대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전자상거래 추진전략회의도 눈길을 끈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범정부적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회의다.

정부조달의 전자상거래화 등 중장기적 비전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백악관이 앞장서 전자상거래시대의 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다.

14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총회가 열려 뉴라운드
출범을 둘러싼 각국의 비공개 협상이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 무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을 만나 뉴라운드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정부는 작년 11월말 시애틀 각료회의 결렬 이후 각국의 동향과
한국정부의 입장을 WTO범국민연대 등 NGO에 소개하는 설명회를 17일 가질
예정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체크 포인트 ]

<>14일 - UNCTAD총회 개막
- 경단협 총회

<>15일 - 전자상거래 추진전략 회의

<>17일 - 전경련 총회
- 한.사우디 에너지장관 회담

<>주중 - 대우구조조정협의회 가동
- 외국인 주식투자 및 환율동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