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인 서명희씨는 얼마전 회사를 퇴직했다.

59세가 되는 3년동안은 남편의 수입으로 생계비를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남편의 봉급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또 나이가 적지 않아 일을 놓게되면 앞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서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1억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노후생활에 대비
해야 할 입장이다.

더욱이 혼기가 찬 2명의 자녀가 있어 걱정이 많다.

그는 현재 금융자산으로 비과세가계저축과 자녀 명의의 차세대통장 2개,
남편 이름으로 돼 있는 중장기주택부금을 가지고 있다.

퇴직금 1억원을 3년내지 5년짜리 장기저축에 가입해 노후생활에 잘 대비
할 수는 없을까 고민중이다.


<> 퇴직금은 이렇게 굴린다.

퇴직금은 세금우대저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정성이 있는데다 세제상 혜택으로 수익성면에서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서 씨가 일단 비과세상품 계좌를 많이 갖고 있어도 비과세상품
한도는 많아야 분기별 3백만원에 불과하다.

1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다 넣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가족명의로 분산예치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먼저 퇴직금 1억원을 부부명의로 세금우대 월복리신탁에 1인당 2천만원씩
넣자.

또 부부명의로 세금우대 노후생활연금신탁에 1인당 2천만원을 예치하고 다른
가족 명의로 2천만원을 세금우대에 가입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이러면 퇴직금 1억원을 모두 세금우대상품에 넣을 수 있다.

이때 월복리신탁과 노후생활연금신탁에서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이자
지급식을 택한다.

그리고 이 상품에서 나오는 이자는 근로자우대저축 등 비과세상품에 매달
자동입금되도록 이체를 시킨다.

이러면 월복리신탁과 노후생활연금신탁에 입금한 1억원의 이자는 세금우대
혜택을 받게 되고 그 이자를 비과세상품에 불입해 생긴 이자 역시 세제상
혜택을 받게 돼 일거양득이 된다.

<> 비과세상품을 활용

서씨 가족은 현재 일정한 수입이 있어 생활이 가능하다.

퇴직금을 이용해 적금에 추가 예치할 수 있는 입장이다.

적금에 추가 가입할 경우에는 비과세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상품으로는 근로자우대저축과 개인연금신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서씨가 매월 불입하고 있는 비과세가계저축은 지금은 신규로 가입할
수 없다.

따라서 종전에 가입한 비과세가계저축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년제 비과세가계저축에 들었다면 만기가 돌아오면 5년짜리로 기간을 연장
하자.

그리고 또 다른 비과세상품인 근로자우대저축은 직장에 다니는 자녀 명의로
새로 가입하자.

연봉 3천만원 이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은 이자에 대한 세금이
전액 면제되는데다 금리도 연 10% 수준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만약 서씨 남편의 연봉이 3천만원 이하라면 남편 명의로도 근로자우대저축에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신탁수익률보다는 저축의 예금금리가 높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자녀 주택마련은 청약통장으로

서씨는 2명의 자녀 명의로 차세대 통장에 가입하고 있다.

이 차세대통장은 그 자체가 아파트 분양자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마침 새로운 청약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자녀들의 주택마련
을 도와줄 수 있다.

올 3월부터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의 가입자격이 종전 1가구 1통장에서
1인 1통장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까지는 세대주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3월부터는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예금이나 부금을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 명의로 청약통장에 가입해 놓자.

차세대통장을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등 주택청약관련예금으로 바꾸면 된다.

이러면 2년후에는 1순위 청약자격을 얻을 수 있다.

또 3월부터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제주은행 등을 뺀 20개 은행에서 취급
하게 된다.

은행간 주택관련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금리를 더 많이 받거나 주택자금대출이 더 쉬워지는
서비스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청약제도가 바뀌는 3월이 되면 좋은 조건의 은행을 선택해 자녀명의
로 청약통장에 즉시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주택부금은 그대로

오는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남편명의의 주택부금은 부부의 내집마련을 위해
계속 불입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현재 불입하고 있는 주택부금은 새로운 청약제도가 시행돼도 다른 은행으로
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지하는 것보다 계속 불입해 나중에 아파트 분양을 받는데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

현재 주택부금 금리는 연 7%대지만 아파트 청약혜택과 주택자금대출 서비스
를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소득공제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근로자이고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로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25.7평형
이하 1주택 소유자가 가입하면 최대 1백80만원까지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혜택을 따지면 연간 1~3%포인트 가량 이자를 더 받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도움말=이건홍 한경머니 자문위원 한미은행 재테크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