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정보화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와 통신업체의 무관심속에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ADSL(디지털가입자망) 케이블TV 인터넷 등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수는
벌써 50만명을 돌파했지만 가입 신청조차 거부당하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통신업체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아파트단지
와 대규모 기업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만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기업간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열처리로 제조업체인 영신열기는 직원수 17명에 연간매출액 20억원 정도의
중소기업.

최근 시화공단에 입주한 이 회사는 회사 바로 앞에 있는 한국통신지국에
ADSL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비스 대상이 아파트로 한정돼 있다는 이유로 신청접수를 거부
당했다.

하나로통신 등 다른 통신업체에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에는 서비스할 계획이 없다"며 거절당했다.

국내공단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서울 구로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보안시스템 장비업체인 직원수 18명의 비경시스템은 지역의 중소통신업체가
기존 전화선을 통해 제공하는 초당 33킬로바이트(33Kbps)의 저속도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초속통신망서비스의 최저속도 2백56Kbps보다 훨씬 느린데다 회사내에서
여러명이 동시에 사용할땐 속도가 더 떨어진다.

비경시스템의 인터넷 담당직원인 이종민씨는 "거래처에 회사소개서를 전자
메일로 보내는데 몇시간이나 걸려 중간에 포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들어있는 동일테크노타운 건물내의 30여개 업체가 대부분 비슷한
처지라는 설명이다.

통신회사들은 기업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백회선 단위여서
중소기업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수십만명의 가입자가 대기하고 있어
아파트와 같이 밀집된 지역에 우선적으로 깔고 있다"며 "공단의 경우 밀집도
가 떨어져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자체통신망 구축에만 신경을 쓰고
있어 정작 중소기업이 인터넷접속에 겪는 애로는 파악조차 못한 실정이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이용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일부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현황파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