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는 14일 최근의 급속한 원화강세로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며 정부당국에 환율안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경제단체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정책회의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최근 3개월만에 8%나 절상돼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외환리스크를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의 원화강세는 주식투자자금의 유입과 민간기업의 외자유치및 자산
해외매각 등 금융장세에 따른 요인이 크다며 이로 인해 현재의 환율수준은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 1천1백20원에 못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월 들어서는 그동안 동반 절상돼던 엔화가치마저 떨어져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는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가 목표액인 1백20억달러 달성에 차질이
발생할 것은 물론 내년에 당장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업계가 평가한 적정환율은 달러당 1천2백6원인데
반해 현재 환율은 1천1백10원대까지 떨어져 있다.

더구나 이는 원화강세에 대비, 업계가 버틸 수 있는 최저한의 환율수준
이라고 무협은 밝혔다.

특히 비교적 가격경쟁력이 있는 중화학부문의 경우도 산업용 전자
(1천1백67원)나 자동차(1천1백75원), 전자부품(1천1백76원),
선박(1천1백99원) 등 전 업종에 걸쳐 이미 적정환율보다 훨씬 낮은 상태다.

더구나 수출업체 대부분 가격경쟁력 저하 때문에 수출가격을 올릴 처지도
못돼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형편이며 자칫 수출을 포기해야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을것으로 우려된다고 무협관계자는 밝혔다.

경제단체는 이에 따라 정부당국에 <>외평채 발행규모를 늘려 달러의 초과
공급을 흡수하고 <>기업의 외채 조기상환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하며
<>공기업의 해외차입 시기를 연기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