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지 20년안팎 된 10층규모의 재건축대상 아파트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내 아파트중 가격 상승률 1위(1백86%)를 기록한 서초구 잠원동
설악아파트를 비롯 재건축 사업추진이 활발한 곳은 대부분 지난 1년새 값이
20-30%정도 뛰었다.

특히 시공사가 결정된 곳은 매물부족현상이 나타나며 매도호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이들 아파트가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에 자리잡고 있어 재건축후 일급
단지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지규모도 1천가구 미만이어서 주민 단합이 잘 돼 재건축사업 추진이
원활한 편이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아파트값이 상당폭 오른 상태지만 앞으로 사업추진
단계에 따라 추가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거래.시세현황 =아파트값이 IMF체제 이전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한단계
상승했다.

설악아파트 1동 29평형은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매매가가 2억3천만원이었으나
지금은 4억1천만~4억4천만원으로 2배가량 급등했다.

설악부동산(02-535-5211) 이덕원씨는 "대지지분이 22.1평으로 넓고 추가
부담금(43평형입주 경우 3천7백만원)이 적어 지난해 5월 시공사 선정이후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일반분양분이 없는 3~6동 28평형은 2억4천만원, 35평형은 3억1천만원,
40평형은 4억1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이 진행중인 여의도 미주 백조아파트도 1년사이에
값이 5천만~6천만원가량 올랐다.

미주 30평형은 지난해 7월 시공사선정후 5천만원안팎 상승한 2억8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백조 22평형도 매매가가 2억6천만원으로 4천만원가량 뛰었다.

진주 공작 등 주민동의를 진행중인 재건축 초기단계 아파트들도 기대감이
반영돼 평형별로 매도호가가 1천만~2천만원가량 상승했다.

<>사업추진 현황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중층아파트의 대지는 용도에
따라 일반주거지역과 일반상업지역으로 나뉜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지만 사업성은 용적률이 1천%이하로 규정돼 있는 일반
상업지역내 아파트가 유리한 편이다.

일반주거지역내 아파트중 사업이 가장 원활한 곳은 잠원동 설악아파트다.

총 6개동중 1,2동은 롯데건설이, 3~6동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12층에 29평형 1백20가구로 구성된 1,2동은 최근 철거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했다.

3월중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25층으로 43평형 1백50가구, 53평형 1백6가구가 건립된다.

3~6동은 최근 건물안전진단과 서울시 사전결정을 통과해 사업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 곳은 일반분양분 없이 조합원들이 사업비를 모두 부담하는게 특징이다.

12층으로 건립된 28~40평형 4백56가구를 헐고 40~50평형 4백56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일반상업지역 아파트는 여의도에 밀집돼 있다.

8개 단지중 시공사가 선정된 곳은 미주 백조 2곳이고 나머지는 주민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용적률을 최고 1천%까지 적용할 수 있어 30층이상 주상복합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39층으로 건립될 미주아파트는 사업승인을 남겨 놓고 있고 백조아파트는
42층으로 건립하는 안이 서울시 1차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진주 공작아파트 등 다른 곳들도 주민동의절차를 진행하는 등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수익성 분석 =사업추진이 활발한 곳의 아파트값은 선뜻 매입하기엔
부담스러울만큼 많이 올랐다.

추가부담금을 포함한 실제 투자비용(금융비용 제외)은 잠원동 설악아파트가
평당 1천1백만원, 여의도 미주 및 백조아파트가 평당 8백만원선이다.

주변 아파트 가격과 추가부담금을 감안하면 당장 큰 폭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가격이 주변보다 높게 형성될 전망이어서
향후 투자가치는 금융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들은 앞으로 사업진행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관심을 갖는게
좋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