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4일째 미끄럼을 탔다.

사람들은 처음에 증시자금이 코스닥으로 몰려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엔 미국주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스닥주가가 떨어지고 미국주가가 올라도 상장시장은 맥을 추지
못한다.

한때는 한국증시의 간판이었던 한전과 포철 마저 수직으로 낙하하고 있다.

그러자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변을 가만히 살펴보니 여야 사이엔 벌써 사활을 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달력을 보니 4.13 총선이 불과 두달 밖에 남지 않았다.

과거에도 선거라는 악재는 항상 주가에 미리 반영되곤 했다.

총선의 그림자에 증시가 빨려들고 있는 것일까.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