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세계 자동차업계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 대우차 입찰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너럴 모터스(GM)
와 포드자동차중 입찰에 성공하는 쪽이 세계 1위의 자동차제조업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GM과 포드 어느쪽이 되든지 연간 2백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대우차를 인수하는 곳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가 될수 있는 잠재력
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차가 1백6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지만 세계시장을 놓고 볼때 전략적
가치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이 신문은 포드가 지난 90년대 볼보자동차 등을 잇따라 매입하면서 GM을
추격할수 있는 전략적 입지를 마련했듯이 대우차의 입찰결과 역시 세계 1위
업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대우차 인수가 한국시장에 가장 쉽게 진출할수 있는 길이라는
점과 한국을 아시아시장의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할수 있다는 점이 GM과 포드의
입찰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대우차가 폴란드 제1의 자동차업체로 이를 인수하면 동유럽시장
진출에 유리하다는 점도 양대 메이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우의 레간자가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의 캠리나 혼다의 어코드 시장을
잠식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매력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드는 약 60억달러에 대우차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짐 브라이트 대변인은 "우리는 대우차 입찰에 응할 생각"이라면서
"지난 4주간 이 문제를 검토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식힐 만한 아무런 요인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라이트 대변인은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할 가능성을 배제
하지 않았다.

포드의 컨서시엄 파트너로는 현대자동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우차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GM이나 포드와
달리 쌍용차 인수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완수 기자 wan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