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연구자료 복사를 위해 증권거래소 공시열람실을 자주 이용하는
일반투자자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하기 때문에 자료복사가 평균 몇백쪽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문제는 장당 복사비가 60원이라는 점이다.

지난달의 경우는 복사장수가 6백장이 넘는 바람에 4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
해야 했다.

또 자기가 직접 복사 해야 한다.

얼핏 생각하면 60원이 크지도 않은 돈인데 그걸 갖고 뭘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상대성을 갖는다.

무슨 이야기냐하면 왜 다른 데보다 가격을 비싸게 받느냐하는 것이다.

거래소 건물 지하의 있는 개인 복사.제본 가게는 복사비가 장당 30원이다.

물론 주인아저씨가 손수 복사도 해주면서 받는 가격이 그렇다.

같은 건물에서 어떻게 이토록 차이가 날 수 있는가.

이제껏 여러 곳에서 여러 형태의 복사를 많이 해 봤지만 복사기만 사용,
본인이 직접 복사하는데 장당 60원씩 받는 곳은 없었다.

증권거래소는 비영리법인이다.

지난해는 증시활황에 따른 수수료로 많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증권거래소가 공시자료실 운영을 통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남기려는 것인지는
확실히 모른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에 증권거래소가 있는 게 아닌가.

증권거래소는 "사용자가 많지 않아 장당 금액이 높지 않으면 외주에 대한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외주를 주기보다 거래소에서 복사기를 몇 대 구입해
공시열람실의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증권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줄로 안다.

< 정해필 유니텔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