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시게키가 14일 끝난 미국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공동2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우즈의 "7연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일본매스컴들은
마루야마가 대회 첫날부터 상위권에 오르자 야단법석을 떨었다.

마루야마가 미 투어에서 2위를 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남자골퍼도 미국에서 상위권에 오를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그 첫번째 대상은 최경주.

최경주는 올해 미 투어에 데뷔한후 한번도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마루야마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선수는 우선 한일남자골프를 대표하는 간판주자들이다.

일본에는 마루야마 외에도 조 오자키등 몇몇 선수가 점보 오자키의 뒤를
이을 선수로 손꼽히고 있으나 세계무대에서는 그를 따를 자가 없다.

한국에서는 최가 최상호의 대를 이어갈 재목이라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두 선수는 체격도 비슷하다.

단신으로 몸무게는 83kg으로 똑같다.

나이는 마루야마가 31세, 최경주가 30세이나 최는 호적이 2년 늦게 됐기
때문에 실제로는 최가 한살 많다.

프로경력은 최가 7년, 마루야마가 9년이다.

기혼인 두 선수는 미 투어에서 아직 우승이 없다.

그러나 최근 국제대회 성적을 보면 마루야마의 우세가 드러난다.

마루야마는 일본외에서 우승이 없지만 세계무대에는 이미 이름이 알려졌다.

98프레지던츠컵에서 싱글매치플레이 5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들어서 두 선수는 더욱 대비된다.

마루야마가 미 투어 3개대회에서 모두 커트를 통과한 반면 최는 모두 탈락
했다.

마루야마는 "톱10"에 두번이나 들었다.

상금랭킹도 극과 극이다.

마루야마는 14일 현재 34만3천3백80달러를 획득, 랭킹13위에 올라있다.

최는 아직 이 부문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차이가 난다.

마루야마는 올시즌 미 투어에서 평균 2백86야드를 날렸다.

존 데일리, 로버트 앨런비, 스콧 매카런에 이어 이 부문 4위.

최는 평균 2백57.6야드로 1백49위다.

두 선수의 거리차는 무려 30야드에 달한다.

각종 통계나 성적으로 볼때 마루야마가 최보다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루야마는 지난 98년부터 미국투어의 문을 두드렸다.

최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최로서는 마루야마의 성취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된다.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