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M사의 아웃소싱 전략 ]

경쟁력 있는 분야에만 특화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에 맡기는 아웃소싱으로
해결한다.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가미국 주가를 끌어올리는 중추로서 발전가도를 달리는
비결을 바로 아웃소싱이다.

상품설계만 하고 운용까지 아웃소싱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대체결제
펀드평가 유가증권수탁업무 등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도 성업중이다.

펀드운용은 물론 판매 평가 회계 등을 모두 한곳에서 하는 한국의 투자신탁
같은 뮤추얼펀드는 한군데도 없다.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미국 보스턴 번화가의 "플라자원"빌딩 43층에 자리잡고 있는 UAM (United
Asset Management) 의 경영철학이다.

창밖으로 보스턴국제공항과 대서양, 그리고 피델리티의 본사가 내려다
보이는 UAM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만을 낸 뒤
실제운용은 전문적인 운용회사에 맡긴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자산운용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어 상품설계만 잘하는 것으로도
엄청난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매클랜드( McClelland )부사장의 말은 이
회사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자신있는 부문에만 특화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한다는 전문화 세분화의
시대흐름을 따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UAM이 자그마한 회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UAM의 운용자산은 99년 9월말 현재 1천9백36억달러나 된다.

5년전인 1994년(1천24억달러)보다 89.1%나 늘어난 규모다.

98년에 9억6천만달러의 영업수익과 7천9백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 많은 자산을 UAM이 직접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의 13개 자산운용회사와 출자관계를 맺고 있다.

피델리티나 푸트남등 한국사람의 귀에도 익숙한 세계적인 투자신탁회사도
포함돼 있다.

일본 싱가포르등 25개 지역에도 진출해 있다.

지난 92년까지만 해도 해외영업 거점이 하나도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변화다.

UAM의 임무는 자산운용업계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잘 서비스하는 기관을
찾아 UAM주주들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는 것이다.

투자성과는 자산운용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다.

UAM은 전세계에 6백명 이상의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갖고 있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일 것이다.

이들은 미국 주식 뿐만 아니라 회사채나 재무부증권(TB)같은 확정금리부
증권, 국제증권, 부동산, 통화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밸류관리자( value managers )와 성장관리자( growth managers )
및 계량관리자등으로 나뉘어 있다.

경영참가투자( Private Equity Investments )나 소형주 중형주 대형주
전문가로 세분돼 있다.

최근에는 기업인수합병(M&A)전문가들도 가세한다.

UAM이 운용하고 있는 뮤추얼펀드중 24개가 모닝스타( Morning Star )로부터
별 다섯개나 네개의 평가를 받았다.

이는 UAM전체 뮤추얼펀드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자산운용에 비교우위가
있는 회사가 있으면 그런 회사와 협력함으로써 서로가 승리자가 되는
"윈-윈( win-win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아웃소싱 전략으로 UAM은 최근 10년동안 운용자산규모를 연평균 17%씩 늘릴
수 있었다.

순이익도 연평균 16%나 증가했다.

UAM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는 몇개 안되는 자산운용회사다.

"미래에는 자산운용 능력을 가진 독립기업중 크고 지식집약적이며 자본구조
가 튼튼한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뮤추얼펀드로부터 대체결제 유가증권수탁 펀드평가 및 회계업무를 아웃소싱
받아 사업을 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보스턴에서 서쪽으로 뚫린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40분가량 달리다 11번
출구로 빠지면 "컴퓨터드라이브( Computer Drive )"가 나온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이곳 4400번지에는 색다른 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PFPC사가 바로 그곳이다.

PFPC의 현관을 들어서면 컴퓨터 회사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절간처럼 조용하지만 3천3백여명의 종업원들이 24시간 쉴새없이 일하고
있다.

은행 뮤추얼펀드 투자자문사등 2백여개 금융회사와 2만여개의 개인연금상품
등으로부터 유가증권 관리와 관련되는 부수업무( back office )를 위탁받아
성업중이다.

뮤추얼펀드 관련회사이기는 하나 펀드운용 및 판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독특한 회사다.

빈센트 퀄리 PFPC영업담당 이사는 "뮤추얼펀드들은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펀드운용에만 전념하고 부수업무는 우리 같은 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다"며 "DST 선가드( Sun Guard )등 펀드관련 부수업무를
전업으로 하는 경쟁회사들이 상당수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DST(점유율 30%) PFPC(30%) 선가드(20%)등 3개사가 80%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뮤추얼펀드가 활황국면을 나타내고 있어 펀드부수업무를 전담하는
회사들은 우후죽순처럼 늘어가고 있다.

< 보스턴=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