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주로 한국주식을 대표하는 포항제철이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매물공세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속락하고 있다.

포철주가는 15일 1만원 이상이나 하락하면서 10만원대 밑으로 주저앉았다.

최근엔 현대전자에 밀려 싯가총액 5위 자리도 내놓았다.

16일에는 2백원이 반등해 10만원에 턱걸이했으나 외국인과 기관매물의
영향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주 포철주식을 무려 1백6만주나 순매도했다.

14일에는 28만주, 15일엔 27만주를 순매도했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종목으로 교체하기 위해 유동성이
많은 포철을 일부 파는 펀드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신사등 국내 기관의 매물보다 투신사에 설정된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외수펀드)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이 포철을 집중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수펀드가 팔 경우 투자자별 매매통계에는 투신사의 매물로 잡힌다.

외수펀드는 외국인투자한도(30%)가 적용되지 않아 이를 통해 팔아도
외국인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포철의 실제 외국인 지분율은 해외DR등을 포함, 약 42%에 달한다.

외수펀드 물량은 워버그 딜론 리드, 메릴린치증권등 주로 외국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11일의 경우 미국계인 메릴린치증권 창구로 25만주의 매도주문이
나왔다가 취소된후 다시 5만주의 매물이 흘러나왔다.

워버그 창구로는 연일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외수펀드를 통한 매물이 많다"고 확인했다.

그는 "정치게임에 따른 민영화지연, 원화가치 불안등이 매도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포철이 지난 11일 국내외 철강담당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IR(기업설명회)이 오히려 실망매물만 불렀다는 해석도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민영화및 자사주매입후 유상소각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듣지못해 실망하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IR을 통해 연내 중간배당제 도입, 산업은행이 가진 지분의 상반기내
국내외 매각등 민영화 일정을 발표해 적극적인 주가관리에 나섰지만
역효과만 본 셈이다.

LG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은영 책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강관수입에 대해
대폭적인 수입제한조치를 취하겠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포철에 큰 악재는
아니다"며 "주가차별화, IR실망등이 어우러져 매물을 부르고 있다"고 분석
했다.

일각에서는 포철을 교환대상 주식으로 해 다른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했던
교환사채(EB)의 만기가 돌아와 매물이 늘어났다는 해석도 하고 있다.

어쨌던 포철은 17일 미국 뉴욕에서 외국투자가들을 위해 대대적인 해외IR을
실시한다.

유상부 회장이 직접 나선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