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영훈 대표는 정형근 의원의 검찰출두거부 및 병무비리 수사와
관련, "정 의원이 23일께 검찰에 출두하면 여당도 더 쟁점화하지 말고
관대하게 해주길 바라며 병무비리 수사가 불공정할 경우 시정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병무비리 수사 등을 총선 이후로 미룰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취지에 공감하지만 수사는 병역당국이 할 일이지 어디서 지시할 수는 없다"
며 "수사가 불공정할 경우 선거에도 불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방향과 목표가 불분명한 개혁은 혼란을 가져오고 중도에 변질된
개혁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며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내용.

[ 공천 문제 ]

-공천 혁명은 시늉만 하는 게 아닌가.

청와대가 공천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언론에 보도된 공천 내용의 상당부분은 오류다.

공천 심사위에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장을병 위원장도 기질이 있는
사람이다.

젊고 참신한 사람을 내세웠는데 여론조사에서 뒤진다면 그게 진짜 민의이며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여론조사를 철저히 하고 그 결과에 충실할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심사위원도 불복할 것이다"

-시민단체의 낙천운동 대상자 가운데 몇 명이나 공천할 것인가.

"낙천 대상자 가운데 몇 사람은 당 기여도가 클 뿐만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 분도 있다.

개인이 부정한 일은 안했으나 어떤 기준에 의거해서 낙천자를 선정하다보니
포함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낙천자 명단에 포함돼 지역 여론이 악화돼서 당선가능성이 없는
사람은 배제될 것이다"

-김상현 의원은 어떻게 되나.

"잘 아는 분이고 훌륭한 업적을 갖고 있다.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현역의원 물갈이는 어느 정도 이뤄지나.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보고받지 못했다"

[ 시민단체 낙천운동 ]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는가.

자민련이 제기한 음모론에 대한 시각은.

"공신력 있는 단체가 낙선운동을 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본다.

선거운동 때 낙선 운동을 할 경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

시민단체에는 음모를 꾸밀 사람들이 없다.

음모론은 시민단체 인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며 우리도 음모를 꾸밀 생각이
전혀 없다"

[ 정치 입문 배경 ]

-시민운동에만 전념해온 서 대표가 정부여당에 영입된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적 상황이 나를 정치무대에 등장할 수밖에 없게 했다.

역사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여당도 권유했지만 당시에는 거부했다.

민주당은 문명사적 변혁기를 맞은 한국의 새로운 역사 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보고 참여하게 됐다"

-선거를 겨냥해 영입된 얼굴마담이란 견해도 있다.

"얼굴마담만 하라면 대표직을 오래 하지 않을 것이다.

대표로서 위임된 일정한 권한을 정당하고 당당하게 행사하겠다"

[ 경제 현안 ]

-현정부가 기업에 빅딜을 강요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다.

"관치로 육성돼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권유했을 뿐이다.

독점과 선단식 경영을 막기 위해 권고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있고 벤처기업가의 일부도 한탕주의에
빠져있어 부작용이 우려되는데.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지식 문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철저히 조사 연구를 해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출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재벌 해체 이후 우리 경제의 운영 방향은.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서 기초 과학을 첨단 기술로 연결시켜야
한다.

과거처럼 기업의 돈을 정치자금으로 빼돌리는 일이 없도록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시장경제가 정착돼야 하며 정보가 독점되지 않도록 하면서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