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증시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3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주요 매도종목도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국통신, 포철등 한국의 간판주자
들이다.

더욱이 무역수지 적자, 국제유가 급등, 반도체가격 하락등의 주변경제
여건마저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시장에선 "Sell Korea"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 관계자들은 당분간 우량주 위주로 외국인 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시장의 투자메리트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이 이날 선물시장에서 3천계약 이상을 순매수한 것도 그렇게
비관적이지만 않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의 우량주를 판다 =16일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국통신, 포철등으로
외국인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졌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국통신 매물은 ABN암로 아시아증권이 창구가 됐다.

ABN암로의 권지훈 영업담당부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30만주의 매도주문이
나왔는데 29만주가 체결됐다"며 "대부분 시장가로 팔아달라는 주문이었다"고
전했다.

매도세력은 덩치가 큰 뮤추얼펀드로 알려졌다.

포철의 주요 매도창구는 워버그 딜론 리드증권이었다.

리차드 사무엘슨 워버그 딜론 리드증권 서울지점장은 "매수추천 보고서를
냈는데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 배경 =엔화강세에 따른 원화약세 우려, 무역수지 적자, 유가급등,
반도체가격 하락등 국내외 여건의 악화가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ABN암로의 권부장은 "이런 요인에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국통신은
보유비중이 높아 일정 물량을 털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외국인이 이들 종목에 대한 보유비중이 높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데다 주변여건이 나빠지자 일단 팔아놓고 보자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익률을 중시하는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시장을 한덩어리로 보기 때문에 한정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자면
삼성전자나 코스닥의 새롬기술중 수익률이 좋은 종목으로 옮겨타는 외국인이
눈에 띤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증권의 빌 헌세이커 조사담당이사는 "한전, 포철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어도 최근 코스닥종목만큼 수익률이 나지 않는데 팔지 않겠느냐"
고 반문했다.

거래소말고도 대체시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의 임우택 영업담당 이사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갑자기 악화돼 기조적으로 팔고 있는게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 따라 매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만이 5월말부터 모건스탠리(MSCI)지수 산출에 편입돼 한국주식을 파는
측면도 있다"고 사무엘슨 지점장은 설명했다.

<>전망 =ING베어링의 헌세이커 이사는 "한국기업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 체질을 개선해 놓은 상태여서 실적호전등 투자메리트는 많다"며 "순매도세
가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엘슨 지점장도 "현명한 외국인이라면 이 정도의 주가수준에서는 다시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권지훈 부장은 "다만 주가의 변동성이 심해지자 너나 할 것 없이 단기투자
에 나서고 있어 우량주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